2020. 12. 26. 17:19ㆍ잡동사니
내무부장관님이 후방추돌을 당하는 사고를 당하고 렌터카로 받은 E250 아방가르드 2021년식 검은색. 출고된 지 한 달여 정도 된 아주 새 차다.
나는 외제차에 대한 로망 그런 거 전혀 없다.
지극히 졸라 주관적이고 외제차를 잘 알지도 못하는 입장에서 소감 몇 자 쓴다.
인테리어는 뭐 좋다. E250 모델이라 그런지 내부 재질 일부는 벤츠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쌈마이가 꽤 있다. 마감 상태는 좋다. 특히 벤츠의 앰비언트 라이트는 갑이다. 사람들이 이거 보고 한 방에 훅 가지. 그런데 이거 좀 만 익숙해지면 별 감흥 없다. 이런 부분에 현혹되면 안 된다.
6천만원 넘는 차인데 통풍시트 없다. 헤드 업 디스플레이 또한 없다. 이들 옵션은 익스클루시브 트림으로 가야 있다고 한다.
내부 공간의 크기는 그냥 쏘나타 정도. 오히려 전륜구동인 쏘나타가 내부 공간은 더 넓지 않나 싶다.
시트는 현기차에 비하면 딱딱하다. 장거리를 운행했을 때 어떤지는 모르겠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는 처음 사용해 보니 불편하다. 익숙해지면 괜찮으려나? 12.3인치 내비게이션은 한마디로 구리구리하다. 유저 인터페이스는 무슨 한 10여년도 더 된 듯한 느낌이다. 한글 폰트 좀 이쁜 걸로 만들어 주면 어디 덧나냐?
유럽 쪽 차량들의 라이트 컨트롤, 와이퍼 컨트롤 위치가 다른 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기어 변속기는 컬럼식이라서 우리나라 차 콤비네이션 스위치(와이퍼 컨트롤) 오른쪽에 자리 잡고 있다. 어색하지만 이것 역시 뭐 익숙해지면 상관없다.
시동을 걸어 보자. 음 4기통 2,000 cc 싱글 터보 엔진. 뭐 모르겠다. 가솔린 엔진임에도 꼭 엔진 소리는 디젤차 비슷한 필링이다. 엔진 소리 역시 조용함과는 거리가 있다. 당근 내차 V6 자연흡기 3,800 cc 엔진이 나는 더 좋다. 4기통과 6기통을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만 디젤 필링 나는 가솔린 엔진이라니. 그랜저 IG 2.5의 4기통 엔진과 비교해도 E250 가솔린 엔진음은 영 거슬린다. 차 가격은 내차 더K9 가격과 거의 비슷하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9단 변속기를 N, D, R 등으로 조작해 보니 어라? 꽤 불쾌한 충격이 일어난다. 꼭 오래된 오토미션 증상처럼 그렇다. 뭐 벤츠는 이렇게 타나 보다. 반면에 주행 중 변속감은 별 충격없이 부드럽다.
달려보자. 뭐 터보 랙이 있니 없니 이런 거 관심 없다. 방지턱은 잘 넘어 간다. 근데 에어 서스펜션이 아니기 때문에 내차와 비교하면 E250 서스펜션 세팅이 단단해서 인지 불편하다기보다 익숙치 않다. 서스펜션은 확실히 현기차에 비해서 단단한 느낌이다.
가속감은 적당하다. 사실 달리기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별 관심없다. 주행 중 소음 억제는 내차가 훨씬 더 좋다. 벤츠라고 다 좋은 게 아니다. 오히려 풍절음도 좀 있고 그렇다. 벤츠는 이렇게 타나 보다.
스티어링 휠 감도는 현기차에 비해서 무겁다. 유럽차는 대부분 스티어링이 무거운 편이라고 들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한 자율주행 기능은 써보질 않아서 모르겠다. 그러나 현기차에 들어가는 자율주행 기능보다 가짓수는 적다. 독일 현지나 미국 등에 판매하는 동일 트림에도 동일한 자율주행 기능이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우리나라 판매 버전에서 몇 가지를 삭제했는지는 모르겠다만 일단 가짓수가 빈약하니 좀 그렇다.
제일 적응이 안 되는 부분은 전동 트렁크. 우리나라 차 전동 트렁크는 열리고 닫힐 때 그냥 부드럽게 느린 속도로 천천히 열리고 닫힌다. 근데 얘는 열릴 때도 초반 스르르륵 열리다가 갑자기 속도가 빨라지면서 열린다. 닫힐 때도 스르르륵 휙~ 꽝 하는 소리를 내면서 닫힌다. 처음엔 깜짝 놀랐다. 아니 이러다가 손 끼이는 사고 나는 거 아닌가 할 정도다. 벤츠니까 다 이유가 있겠지 하면서 넘어간다.
벤츠는 그냥 이렇게 타면서 하차감이나 뽐내면 되는 모양이다.
총평.
개인 정비를 하는 입장에서 뭐 하나 고치려면 너무 비싸다. 그것도 말도 안 되게 비싸다. 정비성도 좋지 않고 말이야. 앞으로도 외제차를 내 돈 주고 사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누가 사주면 모를까? 하긴 사줄 사람도 없지만. 오히려 요새는 딱 그랜저 정도 타면 충분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랜저보다 2천만 원 이상 지불하고 G80, K9급을 타는 것과 그랜저를 비교하면 지금은 그랜저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물론 지금 그랜저의 외부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아주 싫어하지만 내부 공간 크기, 옵션 등은 충분히 매력 있다. 엔진, 샤시 등의 성능과 내구성은 일단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내차 더K9을 더 많이 아껴줘야겠다. 니가 기아 마크를 달고 있어서 그렇지 삼각별과 비교해도 쫄지 않아도 된다. 넌 충분히 자격이 있어.
외제차알못이 느낀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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