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29. 12:08ㆍ잡동사니
이번 주 화요일까지 출근을 했으며 금요일 1박 2일 일정으로 외부에서 야유회 겸 퇴임식을 치렀다. 코로나 전에는 1년 결산 결과 영업이익이 플러스면 전 직원이 홍콩, 태국,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 동남아로 며칠 일정으로 해외여행을 다녔었고, 봄/가을에는 워크샵이란 이름으로 펜션을 예약하여 낮에는 볼링, 족구 등과 함께 실내에서 하는 간단한 게임 등도 하고 저녁에는 고기며, 해산물이며 푸짐하게 저녁과 함께 술 한잔 마시는 시간을 가졌었다.
코로나로 지난 2년 넘게 이런 활동을 전혀 못했다가 직원들도 모처럼 콧바람도 함 쐬고 더불어 나의 퇴임식까지 치렀다. 뭔 퇴임식이냐고 사양했었는데 그래도 직원들 입장에서도 18년을 모셨던 사장을 그냥 휑하게 보내자니 섭섭했던 모양이다.
소박한 크기로 플랭카드도 달아 놓고 감사패며 몇 가지 선물도 받았다. 방금 전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직원들이 플랭카드를 달아 놓고 그걸 지켜보자니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다. 울지 말아야지 다짐했건만.
나의 퇴임에 대한 변을 잠시 늘어놓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갑자기 목이 메면서 눈물이 떨어지는 통에 말을 이을 수가 없어서 괜히 찌질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좀 그랬다. 이윽고 마음을 가다듬고 간단한 말을 전달하고, 나의 오른팔, 왼팔이었던 임원들과 포옹을 하면서 또 주책없이 눈물이 찔끔 나왔다. 전 직원이래봤자 19명인데 이들과 일일이 악수와 포옹을 하면서 식을 마쳤다.
그리곤 새벽녘까지 좋은 음식과 함께 술을 이들과 나누었다. 당신들 덕택으로 내가 18년간 이 회사를 이끌 수 있었소. 고맙다 다들.
직원들과 찍은 사진을 올리고 싶지만 직원들 개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있으므로 생략.
18년이라고 장미 18송이 꽃다발, 감사패 및 황금열쇠, 발렌타인 30년산, 아내에게 주라는 모종의 선물까지. 돈 많이 썼구만. 발렌타인은 저거 백화점에서 백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일 텐데. (지금까지 발렌타인 30년산은 한 번도 못 먹어봤다. 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해도 40만원 정도는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21년산 정도 마시면 되지 하면서 한 번도 못 먹어본 건데 이렇게 먹어볼 날이 오겠군. 개인적으로 발렌타인 21년보다는 시바스리갈의 위스키 맛이 내 입맛에 더 맞는다.)
지난 18년간 당신들과 함께 일했던 것은 나에겐 크나큰 영광이었소. 다들 각자 맡은 바 분야에서 훌륭한 전문가들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오.
그동안 정말 고마웠소.
끝.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종 소형면허 취득 도전 - 학원 등록 (0) | 2022.09.22 |
---|---|
차박용 자충 에어 매트 구입 (0) | 2022.06.16 |
술 적당히 취했구만... (0) | 2022.05.29 |
사무실 방 정리 (부제: 방 빼~~) (0) | 2022.05.29 |
회사 생활의 끝 무렵 (0) | 2022.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