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40 - 히터 블로워 모터 탈거 및 청소 DIY(feat.. 하지 마시길)

중고차를 사면 꼭 하는 작업 중의 하나가 블로워 모터 탈거해서 청소하는 일인데, 이번엔 귀찮아서 블로워 모터 신품 부품을 사서 바로 교체하려고 했다.

모비스 홈페이지에서 품번과 재고가 있는 대리점을 파악한 후 가까운 한 대리점을 방문했는데 이럴 수가... 부품점 직원이 박스를 꺼내 왔는데 자기가 보기에도 박스가 다 헤어졌고 무척 오래된 느낌인지 자기가 직접 박스를 개봉해서 실물을 보여주더이다. 이런 지길. 이건 새 부품이긴 한데 제조연도가 한 7 ~ 8년은 된 듯한 상태다. 블로워 모터 축(샤프트)에는 검붉은 녹으로 뒤덮여 있고 팬 날개에도 먼지가 수북이 쌓여있다. 직원 왈, i40은 차 판매대수가 적어서 부품도 잘 안 나가서 이렇게 오래된 부품이 꽤 있단다.

이 상태를 보고 제 값 내고 살 순 없다. 그냥 돌아 나왔다. 다른 부품점을 방문해 볼까 싶었는데 블로워 모터는 쉽게 고장 나는 부품이 아니라 분명 다른 대리점도 수년은 푹 묵은 그런 부품일 가능성이 높다. 에잇 직접 청소해 보자.

다 저녁때부터 블로워 모터 탈거 시작. 이때는 이게 빡센 작업이 될지 미처 몰랐다. 현기차 블로워 모터 탈거를 한 두대 해 본 게 아니기에 동일한 방식이겠거니 하고 덤빈 것이 화근이다.

여태껏 탈거해 본 블로워 모터는 조수석 밑에 누워서 고정 스크류 3개만 풀면 간단한 작업이었는데 이 놈은 조금 다른데 이게 보통 작업량이 아니다.

1. 조수석 크래시 패드 언더 커버 탈거

2. 글러브 박스 탈거. 여기까지 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3. 글러브 박스 하우징 탈거 (위에 일렬로 스크류 3개, 아래에 일렬로 스크류 3개). 이 상태에서도 이거 감이 안 온다.

4. 아래 사진 상태까지 왔는데도 샤워 덕트(히터가 나오는 통로) 탈거가 안 된다. 왜 블로워 모터만 탈거하면 되지 샤워 덕트를 탈거하지 하고 의아해 할 수 있는데 이 샤워 덕트가 블로워 모터를 막고 있기 때문에 이걸 탈거하지 않으면 블로워 모터를 빼낼 수 없다.

분명 어딘가 스크류로 고정되어 있음이 분명한데 도통 안 보인다. 또다시 눈에 보이는 스크류를 여러 개 풀었는데도 안 된다. 음, 이게 아닌가 보네. 스마트폰으로 현대 gsw에 접속하여 정비지침서를 보았다. 하 스크류 1개가 있는데 어딘지 모르겠다.

한참을 눈 부라리고 찾아서 마침내 찾았다.

노란색 화살표: 탈거해야 할 샤워 덕트, 별표 속 안쪽에 스크류가 숨어 있다.

아 근데 스크류를 풀려니 각도가 제대로 안 나온다. 어쩔 수 없이 그냥 용을 써서 풀고 조이는 수밖에.

블로워 모터는 스크류 3개를 풀면 된다. 드러누워서 작업해야 한다. 1개는 바로 보이지만 나머지 2개는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보시라. 9년 묶은 산삼이다. 날개에 먼지 쌓인 것 좀 보소. 가운데 축에는 녹이 잔뜩 나 있다.(이건 몇 년 지나면 모든 차가 동일함)

이제 모터에서 날개를 분리해야 한다. 이거 근데 요령이 없으면 졸라 힘들다. 가운데 축 틈새에 WD40을 뿌린 후 몇 분 후에 쇠망치로 저 축을 강하게 몇 차례 내려쳐서 저 축이 안쪽으로 쑥 들어가게 만든 다음, 모터 부분을 두 발로 움켜쥐고 날개를 두 손을 써서 위로 잡아 뽑으면 바로 분리된다.

분리한 날개 안쪽 면을 보면 놀랄 거다. 약간 검붉게 날개에 붙어있는 것은 먼지와 모터 구동부에서 발생한 미세한 쇳가루가 떡져 있는 것이다.

세제와 브러시질을 열심히 해서 최대한 깨끗하게 닦아 낸다. 그런데 날개 쪽 청소는 깨끗하게 하기가 쉽지 않으니 적당히 하자.

때 구정물을 보시라.

모터부도 뒤집에서 손으로 수십 번 탁탁 쳐내면 내부에 고여 있던 쇳가루가 우두두 떨어진다.

청소 후. 브러시질을 열심히 했는데도 날개 틈새는 제대로 닦기가 어려워서 이 정도에서 스톱.

장착은 탈거의 역순. 탈거할 때는 졸라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장착은 비교적 쉽다.

이제 좀 더 상쾌한 차 안 공기로 숨 쉽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