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7. 10:02ㆍDIY/스포티지R-그랜드카니발R
(작업일: 2020년 4월 초)
고압연료펌프에 붙어 있는 연료압력조절밸브(Fuel Pressure Regulator Valve; FPRV)를 빼 봤다. 이 밸브를 다른 용어로 IMV(Inlet Metering Valve)라고도 부른다. 또 다른 표현도 있다. MPROV(Magnetic Proportional Valve).
이 짓을 한 이유는 얼마 전 연료 필터 카트리지 교체 후 에어 빼기를 못한 채 크랭킹을 여러 차례 한 후에 간신히 시동을 건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고압연료펌프에 연료(경유)가 없는 상태에서 크랭킹을 여러 차례 시도하면 펌프 내부가 마모되면서 쇳가루가 발생할 수 있고 만약 쇳가루가 다량 발생하면 이 쇳가루가 연료 라인을 돌아다니다가 인젝터까지 막아 버리고 사달이 나면 수리비 1 ~ 2백 깨지는 건 일도 아니라는 정보를 알게 된 후부터 찜찜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다.
어설픈 실력에 일천한 경험만 갖고 이 사태를 해결할 순 없고, 그 나마 제일 쉽게 쇳가루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FPRV를 탈거하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고 해서 시도해 보았다.
FPRV 탈거는 쉽다..... 젠장할... FPRV를 고정하고 있는 T25 별 스크류 2개만 풀면 되는데 이게 주변 부품으로 인해서 스크류에 접근하기가 너무 애매하다. 그렇다고 이거 하자고 흡기매니폴드를 탈거해야 할 듯 보이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시도한 공구는 3/8인치 소켓 렌치에 T25 별 소켓(길이 100mm). 이렇게 1차 시도는 실패...
FPRV가 저렇게 숨어 있다. 그나마 좌측 스크류는 접근이 되는데 우측 스크류는 각도가 안 나온다.
인터넷을 뒤졌더니 이런 사진을 구했다. 음. 주변을 정리하면 이렇게 쉽게 접근이 가능하구먼. 그런데 흡기매니폴드를 탈거한 듯 보인다. 이거까지 건드려야 하면 안 할 생각이다.
고민 끝에 갖고 있던 공구에 몇 가지 공구를 더 구입해 보았다. 주변 탈거를 최소화 한 상태에서 우측 스크류를 풀 수 있는 공구가 뭐가 될지 몰라서. 별 사이즈는 모두 T25
- T자 핸들 형태로 된 별 드라이버(총 날길이 200mm)- 별 비트(길이 50mm)
- 3/8인치 별 소켓(길이 45mm)
- 미니 라쳇 렌치 + 별 비트(필요시 연장대 사용해서 길이 연장 가능). 별 비트 길이는 숏과 일반형(위에서 언급한 길이 50mm)
- L자형 별 렌치
- 비트 홀더 (길이 150mm)
(별 비트 직경은 모두 6.35mm 짜리)
이렇게 여섯 종류를 이리저리 조합하여 시도해 보련다. 수직 방향에서 스크류 접근이 가능하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이게 안되면 미니 라쳇을 옆쪽으로 접근해서 시도해 보려고 한다. 공간이 협소해서 라쳇 길이가 길면 어렵다. 이 조합 중에서 뭐라도 한 가지는 통하지 않을까 싶다.
ㅋㅋ. 나의 이 집념이란...
이것도 안 되면 최후 수단 역시 마련해 두었다. 날 길이 300mm, 손잡이 길이 100mm, 총 400mm 길이의 일자형 별 드라이버다. 이건 아직 구입하지 않았다. 위의 여섯 가지 공구가 안 통하면 그때 가서.
FPRV는 현대/기아에서는 따로 단품으로 공급하지 않는다. 이게 고장 나면 스포티지 R의 경우 약 75만 원가량의 신품 고압펌프 앗세이로만 작업이 가능하다. (물론 좀 더 저렴한 재생품도 있다)
그러나 궁하면 통한다고 단품으로 구매 가능한 경로가 있다. 커먼레일 시스템을 전세계적으로 보쉬나 델파이가 거의 장악하고 있기 때문인데 R엔진의 경우 보쉬 시스템이 장착되고 따라서 고압연료펌프 역시 보쉬 제품이 달려 있다. 그래서 보쉬에서 따로 FPRV를 공급한다. 달려있는 고압연료펌프 품번이 "33100-2F000"이라면, 여기에 들어가는 FPRV의 보쉬 품번은 "1 462 C00 983"이다. 국내 판매 가격은 대충 15만 원 ~ 20만 원이다. 펌프 앗세이보다는 싸지만 그래도 비싼 편이다. 보쉬 품번은 "0 928 400 752"로 더 많이 검색된다. 알리에서 30불 초반이면 구매 가능하다. 단 보쉬 정품은 아니다. 이베이에서는 보쉬 정품으로 60불 중반대에서 판매된다.
FPRV 주변이 더러우면 깨끗이 청소해 주고 이 밸브를 탈거하도록 한다. 파츠 클리너를 듬뿍 뿌리고 밀워키 송풍기로 날려 보내는 방식으로 청소를 해 주고 탈거 시도를 다시 했다. ㅋㅋㅋ. 니 놈이 별 수 있냐. 정비는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공구가 하는 거라더니 ㅎㅎ.
싱겁게도 T자 핸들 별 드라이버로 쉽게 풀었다. 우왕!! 다행이다. 쇳가루가 하나도 없다. 흠냐. 엄청 쫄았는데 다행이다. 흡기매니폴드가 살짝 간섭이 있어서 우측 별나사는 드라이버 진입 각도가 딱 맞지는 않지만 별나사에 별 비트를 걸친 상태에서 빠직 힘주어 확 돌리니 바로 풀렸다.
(연료 필터 카트리지 교체 후 2주가 지났고 그 사이 아무런 탈이 없었으니 문제가 없을 확률이 훨씬 높긴 했지만 굳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비록 필터 카트리지 교체 후 에어빼기가 제대로 안돼서 여러 번의 크랭킹을 했었지만 경유에는 파라핀 같은 첨가물이 들어가 있어서 휘발유처럼 쉽게 기화되지 않고 따라서 라인에 경유가 없어도 미세하게 잔류하는 경유 흔적물이 어느 정도 윤활성을 유지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리 쉽게 고압연료펌프가 고장 나면 이건 엔지니어링 설계를 잘못한 거지.)
인터넷으로 무단 캡처한 사진을 보자. 이런 상태면 고압연료펌프부터 연료라인 전체, 인젝터 청소 등 돈 왕창 깨지는 작업을 해줘야 한다. 적어도 150만 원 이상 깨진다. 이 상태면 대부분 주행 중 시동이 갑자기 꺼지고 그 후부턴 시동 자체가 안 걸리는 모양이다. 쇳가루가 연료 라인이나 인젝터 구멍을 막았기 때문이겠지. 부품 한두 가지 교체로 안되고 쇳가루가 연료 라인 전체에 퍼져 있을 가능성 때문에 연료탱크, 저압연료펌프, 연료필터, 인젝터, 고압연료펌프 등을 교체하고 연료 라인 역시 청소를 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 같다.
아래 영상(2분 40초부터)을 보시면 탈거 작업이 대략 나온다. 사용한 공구 전체 모습을 알 순 없지만 일자형 롱 타입 별 드라이버를 사용한 것 같다.
차량 소유자 입장에서 이걸 방지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정기적으로 연료 필터를 교체해 주는 거다. 단, 에어 빼기만 조심하면 된다. 정비소에서도 스캐너 안 쓰고 크랭킹 방식으로 하는 곳이 간혹 있는 모양이다. 알아서들 챙기시오.
수시로 이 밸브를 탈거할 일은 없겠지만 노파심에서. 밸브에 O-링이 들어가는데 당근 O-링 역시 따로 공급되지 않으니 탈거 후 그대로 장착해야 한다. O-링 같은 소모품은 탈거 후에는 항상 신품으로 교체해 주는 것이 정석이지만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장착 시에 O-링에는 경유나 기타 WD40 같은 윤활유를 살짝 발라주고 장착하는 것은 기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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