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7. 10:17ㆍDIY/제네시스 BH
우리가 자동차의 핸들이라고 말하는 표현은 영어식 표현이 아니다. 영어식 표현은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이라고 부른다.
차륜 정렬 즉 휠 얼라인먼트(wheel alignment)를 점검 및 조정하게 되면 핸들(편의상 핸들로 표기)이 정중앙에 위치하도록 얼라인먼트 과정 중에 세팅하게 된다. 그런데 운전자마다 핸들의 정중앙을 느끼는 감각이 주관적인 판단이라 조금씩 다르게 된다. 그래서 일부 얼라인먼트 샵에서는 아예 핸들 정중앙을 운전자가 느끼는 주관적 판단에 의해서 세팅하라고 주문하고 그 상태에서 핸들 정중앙을 잡아 주기도 한다.
어쨌든 내 차의 핸들이 정중앙에 위치하지 않고 왼쪽 또는 우측으로 틀어진 상태에서 차량이 직진을 한다면 대다수의 운전자가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일부 둔한 사람은 그러건 말건 타겠지만. 얼라인먼트를 조정할 경우 이 점을 꼭 미캐닉에게 말을 해서 운전자가 원하는 핸들 정중앙을 세팅하거나 혹은 얼라인먼트를 조정 한 이후에 핸들 정중앙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후자라면 다시 얼라인먼트를 조정했던 샵을 재방문하여 이를 조정하면 된다.
핸들이 정중앙에서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틀어진 상태를 오프 센터(off center)라고 부른다. 풀 네임은 steering wheel off center. 자 이 문제를 나 자신이 스스로 해결해 보고 싶지 않은가? 어렵지 않다. 이제 그 비밀의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이 말씀이시다.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은 예를 들어 핸들이 왼쪽 10시 방향으로 놓였을 때 차가 직진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만일 왼쪽이건 오른쪽이건 오프 센터 상태인데 차가 오프 센터 된 위치에서 직진을 하지 않는 차라면 이 과정으로 조정해도 큰 영양가가 없을 수 있다. 핸들이 정중앙이던 틀어진 상태이건 그 상태에서 차가 직진하지 않으면 이는 총체적으로 얼라인먼트를 조정해야 한단 말이다.
휠 얼라인먼트는 캠버(camber), 캐스터(caster), 토우(tow) 이렇게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물론 조향각경사축(SAI), 스러스트 등 다른 요소들도 있지만 그런 건 무시하자. 여기서 우리는 오로지 토우 그것도 앞바퀴 토우만 상대한다.
프런트 토우는 좌/우 타이어 각각의 토우 (인 or 아웃)가 존재하고 그리고 좌/우 토우값을 합산한 전체 토우값이 있다. 개별 토우값보다는 전체 토우값이 더 중요한데 예를 들면 좌측 토우 0.1도, 우측 토우 0.3도라고 하면 전체 토우값은 두 값의 합산의 1/2이 된다. 즉 전체 토우값은 0.2도가 된다. 즉, 차가 움직이면 0.2도의 토우인 상태에서 차는 진행하게 된다. 그렇다고 개별 토우를 무시하면 안 된다. 바로 핸들 정중앙 세팅 및 타이어 편마모 방지를 위해서 토우는 좌/우 동일한 값으로 조정하는 것이 최상이다. 즉, 위의 예에서 좌 0.2도, 우 0.2도로 개별 토우를 조정하면 결국 전체 토우도 0.2가 되겠지. 이런 상태가 최상의 토우 설정 상태가 된다.
그런데 이렇게 좌/우 동일한 개별 토우값인 상태라고 해서 모든 차의 핸들이 정중앙에 위치하진 않는다. 그 이유는 얼라인먼트 측정 기계는 핸들이 정중앙인지 아닌지 신경쓰지 않는다. 핸들이 예를 들어 10시 방향으로 틀어져 있는 상태를 영점 상태로 놓고 토우를 조정하면 그냥 그 상태로 고정되고 만다. 기술적인 야그는 여기까지. 나도 전문가 아녀서 몰라.
자, 이제 틀어진 핸들을 똑바로 잡아보자. 모든 예제는 핸들이 왼쪽 10시 방향으로 틀어졌다고 가정한다. 모든 사진은 구글에서 검색해서 찾은거다 (출처 https://www.corvetteforum.com/forums/c6-tech-performance/3088107-steering-wheel-not-centered-while-driving-straight-here-s-how-i-centered-mine-pics.html)
이 차종은 코벳이다. 보시다시피 핸들이 왼쪽 10시 방향으로 틀어져 있고 이 상태에서 차는 직진한다. 따라서 핸들을 정중앙으로 놓게 되면 앞바퀴는 오른쪽 방향으로 10도 틀어진 상태로 놓이게 된다. 결국 핸들 정중앙 상태에서 오른쪽으로 틀어진 바퀴를 왼쪽 방향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전석 타이로드 (타이 로드 엔드 또는 아우터 타이 로드) 길이를 약간 늘리고 조수석 타이로드는 길이를 약간 줄여야 핸들이 정중앙으로 놓이고 타이어 역시 똑바로 정렬될 수 있다.
여기서 타이로드가 어디에 위치하는지부터 보자. 타이로드는 이른바 조향장치인 흔히 얘기하는 오무 기어 양쪽 끝단에 붙어 있다. 오무기어는 원래 웜기어(worm gear)인데 이를 일본식으로 부르는 표현이다. 사실 요새 차의 조향장치는 웜기어 방식이 아니고 랙 앤드 피니언(rack and pinion) 기어 방식인데 관행적으로 오무기어 또는 웜기어라고 여전히 부른다.
제일 바깥쪽에 위치한 녀석이 흔히 얘기하는 타이로드이고 제일 바깥쪽에 위치한다고 해서 아우터 타이 로드(outer tie rod) 또는 타이 로드 엔드(end)라고 부른다. 아우터 타이로드는 너클에 연결되어 있고 그 너클에 타이어가 허브 베어링을 통해서 결속되어 있다. 아우터 타이로드 안쪽으로 연결되어 주름관 고무까지 이어진 부품이 있는데 안쪽에 위치한다고 해서 이너 타이 로드(inner tie rod)라고 부른다.
이제 우리는 이너 타이로드의 길이를 줄이거나 늘려서 핸들 정중앙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아우터 타이로드는 암나사이고 이너 타이로드는 숫나사 형태로 두 개가 결합된다. (아우터/이너 타이 로드 나사부는 차종마다 암/숫나사 방식이 다를 수 있음)
조정은 운전석과 조수석을 동일 길이만큼 줄이거나 늘려야 한다. 한쪽을 줄이면 그 반대쪽은 줄인 만큼 늘려줘야 한다. 즉, 개별 토우값은 변하지만 전체 토우값은 변하지 않도록 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 조정의 핵심이 바로 동일 길이만큼 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럼 운전석 타이로드 부분 실사를 보자. 아우터/이너 타이로드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우터/이너 타이로드를 고정하고 있는 육각 너트가 보이는데 이를 잼너트(jam nut) 또는 락너트(lock nut)라고 부른다. 일단 이 고정 너트를 느슨하게 해야 이너 타이로드를 회전(즉, 길이 조정)시킬 수 있다. 이 너트를 풀기 전에 반드시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마킹 표시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길이를 동일하게 줄이거나 늘리려면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주껏 마킹 표시를 하여 내가 얼마만큼 회전시켰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아래 그림은 다른 차종의 조수석 타이로드 사진임)
이제 잼너트를 느슨하게 푼다. 자신 차종의 잼너트 사이즈에 맞는 스패너를 이용하여 푼다. 몇 년 이상 얼라인먼트를 전혀 손보지 않은 차량이라면 이 잼너트가 고착 되어있어 푸는데 애 먹을 가능성이 높다. 재주껏 풀어야 한다.
잼너트를 느슨하게 풀고 이제 이너 타이로드를 시계방향 또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시켜서 타이로드 길이를 기존 상태보다 줄이거나 늘린다. 이너 타이로드는 몸통부가 대부분 육각 볼트처럼 되어 있다. 따라서 사이즈에 맞는 스패너를 이용해서 회전시키면 된다. 육각형 형태가 아니라 원형 형태라면 파이프렌치 같은 도구를 써서 회전시킨다. 숫나사 형태의 이너 타이로드가 암나사 형태로 되어 있는 아우터 타이로드 내부에 삽입되어 있기 때문에 이너 타이로드를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아우터 타이로드 안쪽으로 더 들어가므로 길이가 짧아지게 되고, 반대로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리면 아우터 타이로드 바깥쪽으로 빠지므로 길이가 길어지게 된다.
회전량(회전각도)은 자신 차량의 핸들 오프센터 정도에 따라서 돌려야 한다. 원칙 없다. 오로지 시행착오로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열심히 뒤진 결과 현다이 테라칸 차량의 정비매뉴얼에 오프센터 조정 지침을 보니 1/6회전에 약 2도 정도 핸들이 돌아간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차종마다 다 다르기에 일률적 적용은 곤란한다. 아무튼, 이너 타이로드가 육각 구조이기 때문에 1/6회전은 육각 구조의 한 면(flat)만큼만 회전하면 된다. 원은 360도 이므로 결국 1/6회전은 60도 회전시킨 셈이다.
코벳 차량은 왼쪽 틀어진 맨 위 사진 상태를 조정하기 위해서 육각면의 3면만큼(즉 180도 회전=반 바퀴) 회전시키니까 핸들 정중앙 상태가 되었다고 하니 참고하시라. (사실은 처음에 4면만큼 돌려서 조정하고 시운전했더니 이제는 오른쪽으로 약간 틀어져서 다시 1면을 줄였고 그렇게 해서 핸들 정중앙 상태를 만들었다고 한다)
운전석은 타이로드 길이를 늘리기 위해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3면 회전시켰으며, 반대편 조수석은 길이를 동량만큼 줄이기 위해서 시계방향으로 3면 회전시켰다고 한다. 조정을 완료하고 잼너트를 다시 조인다(현대차 대부분 차종의 타이로드 잼너트 조임 토크는 약 5 kgf.m이다). 토크렌치가 없으면 재주껏 힘껏 조인다(토크렌치가 있어도 crow foot이라는 특수한 스패너가 있어야 이를 토크렌치에 결속하여 조일수 있음). 운행 중에 이 잼너트가 풀리면 타이로드 길이가 마구 변할 수 있기 때문에 꽉 조인다.
작업 완료 후 시운전을 통해서 핸들 정렬 상태가 운전자 본인의 주관적 판단하에서 마음에 들 때까지 위 과정을 반복하면 된다. 만일 여전히 왼쪽으로 틀어진 상태라면 최초 조정 분량이 부족한 것이고 이는 이너 타이로드 회전량이 부족한 거니까 1면 또는 2면만큼 더 조정한다. 이와 반대로, 조정했더니 핸들이 오른쪽으로 틀어졌다면 최초 회전량이 너무 많은 거니까 1면 또는 2면 정도를 줄여야 한다.
내 차의 핸들이 만일 오른쪽 방향으로 틀어져 있는 상태라면 운전석/조수석 이너 타이로드 회전 방향을 위의 방향 반대로 돌려서 조정해야 한다. 즉, 운전석 이너 타이로드를 시계방향으로 돌려서 길이를 줄이고 조수석 이너 타이로드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려서 길이를 늘려야 한다.
난 이 짓을 직접 하려고 했다가 2주 전에 얼라인먼트를 조정했던 샵에 가서 AS를 통해서 해결했다. 얼라인먼트 후 핸들이 오른쪽으로 아주 미세하게(2 ~ 3도가량) 틀어져 있는 느낌이었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샵에서 하는 작업을 보니 3분 만에 조정. 차 리프트에 올리고 잼너트 풀고 운전석 이너 타이로드 길이는 1면 정도 줄이고 조수석은 1면만큼 동량으로 늘리니 핸들이 내가 원하는 위치로 잡혔다.
이너 타이로드 육각면의 몇 면을 회전할지는 전적으로 자신 차량의 핸들 틀어짐 각도량에 따른다. 아주 미세하게 틀어졌다면 1면만 회전시키면 충분할듯하다. 어차피 시행착오긴 하지만 운빨이 좋으면 1번의 조정으로 또는 2회 정도 조정하면 원하는 핸들 정중앙 상태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이 조정은 전적으로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해야 한다. 이렇게 했다고 해서 100% 해결된다는 보장도 없다. 토우를 조정하면 거기에 따라서 캠버 값도 변하기에 이런 걸 다 감내해야 한다. 타이로드 조정하기 위해서 차 밑으로 기어 들어가야 하는 수고스러움도 있고 차를 작키로 들어 올리고 안전말목으로 지지하고 어쩌고 해야 되고 심지어 차 밑에서 작업하다가 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 이 모든 번거로움과 위험을 감수하고 본인 책임하에서 하든지 말든지 결정하시라.
내가 굳이 이 글을 포스팅하는 이유는 국내에서 핸들 오프 센터에 대한 블로그가 되었건 뭐가 되었건 전혀 검색 되질 않는다. 결국 내가 천기누설을 하였으니 그걸 따를지 말지는 아몰랑~~~
어제 재조정 후 아직 고속도로 주행을 해 보지 않아서 조정된 핸들 정렬 상태가 만약 마음에 안 들면 이제는 내가 직접 미세 조정을 통해서 핸들 정렬을 잡을 계획이다. 보통 얼라인먼트 샵에서 작업 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1번 정도 추가 작업은 AS 해 준다. 그 이상의 AS는 내공 즉, 진상을 발휘할 수 있는 내공과 덕력이 있어야 한다. 얼굴의 두꺼움도 있어야 하겠지 ㅋㅋ.
이상 끝.
======= 자가 조정 후기 =======
얼라인먼트 조정 --> 핸들 우측으로 약간 틀어짐 --> 얼라인먼트 샵에서 프런트 타이로드 재조정 -->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 결과 핸들이 이제는 좌측으로 약간 틀어진 상태. Damn it.
이대로 둘 수 없다. 포스팅한 정보대로 자가 조정 결정. 핸들이 좌측으로 약간 틀어졌기에 운전석 타이로드 길이를 조금 늘리고 조수석은 그만큼 줄이면 된다. (타이로드 길이를 늘리면 토우 인 상태가 되는 것이고 길이를 줄이면 토우 아웃 상태가 된다. 아래 그림 참고)
(참고로 아우터 타이로드와 이너 타이로드 결합부에 밖으로 노출된 나사산의 개수를 세어보았다. 좌/우측 나사산의 개수가 동일하면 좌/우의 토우 밸런스가 어느 정도 맞아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운전석의 나사산 개수는 10개. 조수석은 9개였다.)
현재 상태에서 타이로드에 흰색 페인트로 마킹하고 운전석/조수석 공히 40-50도 정도 회전시켜서 타이로드 길이를 조정하였다. 이 날 리어 쪽 스테빌라이저 바도 다이나믹 에디션으로 교체 DIY 하였다. 작업 완료후 핸들이 우측으로 약간 이동하였지만 그야말로 아주 미세하게 왼쪽으로 약간 치우쳐진듯한 느낌이었다. 고민했다. 이걸 다시 조금 더 조정해 볼까 하다가 며칠 그냥 타고 다녔다. 그런데 이상하게 며칠지나서부터 핸들이 거의 완벽하게 내 마음에 들 정도로 센터로 자리잡았다. 어라 이거 왜 이러지 의아해서 일부로 고속도로를 잠시 시험주행해 봤는데 너무 마음에 든다. 이렇게 해서 내 차의 핸들 정렬 상태를 내 마음에 딱 드는 상태로 만들었다. 다이나믹 에디션용 리어 스테빌라이저 바가 어느 정도 기여한 바가 있지 았나 하는 느낌적 느낌이 있다. 아무튼 신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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