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9. 10:00ㆍDIY/스포티지R-그랜드카니발R
약 한 달여 전에 리어 브레이크 디스크 로터를 교체했었다. 교체 후 시험 주행할 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며칠 뒤부터 방지턱, 요철은 물론 핸들 회전량이 많으면 뒤쪽 하체에서 암튼 괴랄한 소음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활대 부싱, 활대 링크가 고장 났을 때 나는 소음도 아니고, 일반적인 서스펜션 암의 부싱 문제로 인한 소음과도 양상이 좀 다르다.
1급 정비소에서 점검 결과 서스펜션 쪽은 아닌 것 같고 철판 용접 부위 어딘가가 떨어져서 철판끼리 부딪치는 소리 같다고 한다. 이런 소음은 트렁크 내부 트림을 다 탈거하고 정비사가 트렁크에 타서 주행 중 소음이 어디서 나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원인 부위를 찾기도 너무 어렵다면서 차량 안전에는 문제가 없으니 그냥 타라고 한다. ㅎㅎ. 당신네들 마음은 이해하지만 사실은 이런 문제 해결이 시간은 오래 걸리는데 그렇다고 작업 투입 시간 그대로 공임을 청구하기도 애매하고 결과도 확실치 않아서 꺼려하는 거 다 압니다요.
10년이 넘은 차량이기에 서스펜션 부싱도 그 수명이 다 했을 텐데 그렇다고 무턱대고 작업하기엔 짝퉁 정비사로서 너무 힘들다. 리어 로어 암, 어퍼 암, 어시스트 암을 동시에 교체하면 좋은 거 다 알지만 노상 다이로 이걸 다 하려면 초주검 된다. 리어 로어암 탈거하려면 스프링도 탈거해야 하고, 어시스트 암은 볼트 고착도 굉장히 다발생이고 암튼 이거 노상 다이로 하려면 엄청 힘들고 어렵다.
지난 디스크 로터 교체 시에 어퍼 암의 너클 쪽 고정 볼트를 풀었다가 체결했기 때문에 그전까지 멀쩡하던 차에 이상 소음이 나기 시작했다는 점으로 봐서 일단 어퍼 암부터 교체해 보기로 결정. 디스크 로터 교체 작업 결과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어퍼 암 교체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에서 다시 한번 시험 주행해 봤더니 어라 소리가 지난번처럼 극적으로 안 나는데? 뭐지? 암튼 못 먹어도 GO!)
어퍼 암(위 그림의 3번)은 차량 진행 방향 기준으로 봤을 때 가로 방향으로 설치된 컨트롤 암의 한 종류이다. 가로 방향으로 있기 때문에 래터럴 암이라 표현해도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세로 방향으로 설치된 트레일링 암(5번)이란 이름으로 어퍼 암을 부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순정 어퍼 암은 길이 조정이 불가능하여 리어 캠버 조정이 불가능한 구조다. 그래서 이 어퍼 암의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애프터 마켓 제품의 어퍼 암이 판매된다. 근데 판매자들도 이걸 트레일링 암이란 이름으로 판매한다. 이러지 말자. 자동차 공학에서 표준화된 이름이 다 있는데 엉뚱한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넘어서 제품명까지 오기하지 말자.
허브를 중심으로 허브보다 아래쪽에 설치되면 로어 암, 위 쪽에 설치되면 어퍼 암이라고 보통 구분한다.
이 삼복더위에 노상 다이로 하체 부품 교체 작업을 해야 하다니 ㅠㅠ. 오전 11시 전까지는 작업장 환경에 그늘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작업을 할만하니 아침 일찍 기상하여 작업장으로 출발하여 작업 시작.
(볼트 고착이 무서워서 작업 사흘 전에 어퍼 암의 서브프레임 고정 볼트에 침투윤활제를 듬뿍 뿌렸음.)
부품번호 | 부품명칭 | 수량 | 가격 |
551002S000 | 암 & 부쉬 어셈블리-서스펜션 상부 | 2 | 18480 |
626173K300 | 볼트 | 2 | 1309 |
볼트(소세지처럼 기다린 볼트)는 이 참에 새 걸로 교체하자. 방문한 부품대리점에 볼트가 1개밖에 없다네 그려.
리어 어퍼 암 교체는 서스펜션 부품 교체 중에서 매우 쉬운 편에 속한다. 물론 볼트 특히 서브프레임 고정 볼트가 고착되면 고생길이 열린다. 이런 경우 재빨리 GG 치고 정비소로 향하시라.
1. 기어 P, 사이드 브레이크 체결
2. 앞바퀴 고임목
3. 리어 잭 업(한쪽씩 작업) --> 안전말목
4. 타이어 탈거
5. 리어 어퍼 암 액슬(너클) 쪽, 서브프레임 쪽 고정 볼트 각각 분리하고 어퍼 암을 탈거하면 된다. 너클 쪽 볼트를 빼낼 때 쇼바에 볼트 머리가 살짝 걸려서 그냥 손으로는 뺄 수 없고, 볼트 머리 반대쪽에 드라이버를 대고 망치로 타격하면 볼트 머리 모서리가 쇼바에 살짝 부딪히면서 빠진다. 애매할 땐 망치질이지. 하체 작업 시에 망치는 아주 중요한 공구이다.
볼트 고착이 없어서 탈거는 쉽게 이루어졌다.
타이어를 탈거하였으니 하체 쪽 각종 암에 접근이 용이한 상황이라 몇몇 곳에 양털유 액체 그리스 분사. 하체 암 고무 부싱에 사용하면 아주 좋은 그리스이다. WD40 이런 건 일시적 효과밖에 없음.
6. 탈거의 역순으로 신품 어퍼 암 조립. 서브프레임 쪽을 먼저 볼트로 가고정하고, 너클 쪽 볼트/너트를 체결한다. 서브프레임 쪽은 너트 없이 볼트로만 고정되는데 서브프레임의 암나사산 구멍에 볼트를 체결하기 때문에 여기부터 먼저 가체결해야 그나마 편하다. 너클 쪽을 먼저 볼트로 걸고 서브프레임 볼트 구멍을 맞추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서브프레임에 볼트를 먼저 체결했더니 너클쪽 자리에 집어넣기가 너무 어렵다. 너클 쪽을 먼저 체결하고 서브프레임 볼트를 체결하려니 어퍼 암 각도가 살짝 틀어져서 도저히 볼트가 들어가질 못한다. 한참을 애먹고 간신히 해결. 너클 쪽에 먼저 가체결하고 어퍼 암 중간을 사다리 자키로 서서히 들어 올리니 틀어졌던 각도가 똑바로 돌아오면서 암나사 구멍에 볼트가 체결되었다. 한쪽을 고생했더니 반대편은 요령이 생겨 서브프레임쪽을 먼저 가체결하고 너클 쪽에 부싱을 대충 맞춰 놓고 기다란 일자 드라이버로 어퍼 암 부싱 부위를 젖히면서 어퍼 암 밑을 망치로 쳐서 너클 틈새에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 요령만 익히면 쉬운 작업인데 한쪽은 어렵게 작업했고 반대쪽은 쉽게 작업이 되었다.
볼트에는 고착방지제를 살짝 바르고 체결해 주면 더 좋다. 잭 업 된 상태에서 관통볼트를 정상 체결 토크 끝까지 조이지 말고 살짝만 체결한 상태에서 로어 암 또는 디스크 로터 하단을 자키로 들어 올려서 잭 포인트 위치의 자키에 거치되어 있던 차체가 살짝 뜬 상태에서 관통볼트를 정상 체결 토크로 조인다. 이른바 공차체결이다. 이렇게 안 해도 되긴 하나 공차체결을 안 하면 부싱 수명 단축은 물론 서스펜션 조립 상태가 최적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모로 좋지 않다.
교체 완료 후. 신품 어퍼 암이 말끔하니 보기 좋구나.
동네 한 바퀴 10 여분 시험 주행했으나 진짜 어디선가 철판과 철판이 부대끼면서 나는 금속성 소음이 이따금씩 간헐적으로 들린다. 결국 어퍼 암 문제가 아니었나 보다. 지길슨...
순정 어퍼 암의 고무 부싱이 탄력을 잃고 갈라지거나 부서지면 리어 캠버가 기준을 벗어날 수 있다. 신품으로 교체 시에 어긋났던 캠버가 정상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더 높기에 작업 후 핸들이 돌아갔다던가 쏠림이 있기 전에는 굳이 이 어퍼 암 교체 때문에 무조건 얼라인먼트를 교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물론 얼라인먼트를 교정하면 분명 좋은 것은 맞다.
리어 서스펜션을 잘 살폈지만 내 수준에서는 문제가 보이질 않았다. 부싱 상태로 양호했으며 딱히 손 볼 곳이 보이진 않았다. 근데 소음은 여전히 나고 있고 정비소 진단이 맞단 말인가? 이건 해결하기가 어려울 텐데 그냥 타던지...
에잉 몰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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