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직장 생활의 종지부를 찍을 때가 왔다...

2022. 4. 15. 09:49잡동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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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빠진 30년의 세월을 이어오던 직장 생활의 종지부를 찍기로 결정했다. 12년간의 월급쟁이, 그리고 18년간의 소규모 회사 사장으로서 총 30년의 세월이다.

적지 않은 세월을 사장으로 있었다만 제조업이 아니다 보니 뭐 제대로 일궈 놓은 것도 없고 그러다 보니 손에 남은 것도 거의 없다. 

동일한 일을 30년간 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최고 전문가 중의 하나라고 남들이 말하지만 우리나라 사업 환경에서 실력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실력 이 외에 뭔가를 잘 하는 사람을 우리는 그 양반 사업 잘하네 라고 말하지 실력 있다고 그것이 사업 성장과 큰 상관관계가 있지는 않다.

아무튼 모든 시작에는 끝이 있는 법. 손을 놓아야 할 때가 되었기에 마음은 당연히 무겁지만 자의로 내려놓기로 하였다.

지금 시점에서는 더 이상 무언 가를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특히 내가 해 오던 분야에서는 더더욱 그런 심정이다.

이제 쉬면서 마음을 정리하고 뭔가를 구상하고 할 테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또다시 이 분야에서 일을 할 수도 있겠지. 다만 이런 결정이 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현재의 바람이다.

이제 오십 중반의 나이. 8년 전 1형 당뇨 발병. 그 후 1년 뒤 갑상선 암 수술. 그 외에 자질구레한 병치레가 많았다. 이제는 뭔가 벌릴 때가 아니고 고요함 속에서 최소의 소비를 하는 삶을 일궈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얼마 되지도 않을 국민연금 역시 수급 연령이 되려면 아직 10년이 남았으니... 삼세끼 밥은 먹어야 할 테고. 물론 아내가 돈벌이를 하긴 하지만 지금처럼 씀씀이를 유지할 수는 없을 터인 데. 어쩌지...

아내한테 미안하고 자식에게도 면목이 없다. 하지만 모든 걸 참고 견뎌내기엔 너무 버겁고 지쳤다. 부디 가족들이 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주었으면 싶다.

마음이 헛텃하여 밥맛도 없고 저녁만 되면 매일 술만 마시고 있다. 이러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신이시여, 부디 제가 이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천주교 세례를 받았지만 오랜 기간 냉담자이고 어찌 보면 무신론자에 가까운데 이 상황에서 신을 찾다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구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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