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20. 09:47ㆍDIY/제네시스 BH
트위터 콘덴서 바꾸는 간단한 일이 도어 방진/방음으로 이어지더니 급기야 스피커까지 교체하는 큰 일로 번졌음.
ㅋㅋ. 스피커는 아마존에서 제품 구입. 구매대행 업체를 통해서 주문 넣고 9일째 물건 수령함. 비교적 빠름.
스피커 탈거는 어렵지 않았음. 리벳으로 4군데 고정되어 있는데 드릴 4 mm 기리로 약간만 뚫으면 리벳 머리가 떨어지네. 4 mm 기리로 했는데 머리가 안 떨어지는 것도 있었는데 요럴 땐 기리 직경을 키워서 4.5 mm로 재시도하니 머리 댕강 떨어짐. 구멍에 끼워져 있는 리벳 나머지 부분(똥?)은 니퍼를 이용하여 좌우로 흔들면서 힘만 조금만 쓰면 쏙 빠짐. 처음에는 드릴로 뚫어서 하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군.
(순정 상태에 박혀있는 리벳 사이즈는 4 mm 짜리로 추정됨. 참고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리벳못은 2.4, 3.2, 4.0, 4.8 mm 등 4가지 사이즈가 있음)
탈거한 순정 스피커
순정스피커 마그넷과 인피니티 스피커 마그넷 크기 비교. 순정은 감히 사제 스피커와 비교 불가.
콘지 부위는 칼로 외곽 테두리를 잘라낸 후 사진. 듣보잡 순정 스피커이지만 그래도 콘지는 싸구려 종이가 아니었음.
자, 탈거한 순정 스피커의 플라스틱 아대를 그대로 사용하기 위해서 칼질 신공, 니퍼 신공, 가위질 신공 등으로 잘 잘라내면 됨. 손가락이 좀 아픔. 이제 마그넷을 붙잡고 있는 플라스틱 다리 6개를 니퍼로 잘 잘라줌. 6개 다리 중 단자가 붙어있는 단자 부위를 살리기 위해서 나머지 5개 다리와 달리 잘린 형태가 다르니 유의. 잘려나간 마그넷 부위. 커넥터 단자 부위는 순정 암커넥터(차 도어에 달려있는 놈)와 그대로 잭 바이 잭으로 연결하기 위해서 살려둠.
신공으로 불필요한 부분은 잘라낸 후의 순정 아대 모습. 보이는 2개의 단자에는 사제 스피커 단자를 극성에 맞추어서 납땜하면 됨.
그러나 어디가 플러스 단자이고 마이너스 단자인지 순정 단자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고 단자 크기 차이도 없음. 통상 사제 스피커에는 극성이 표시되어 있거나 또는 단자 크기 차이로 극성이 확인 가능하다. 장착될 사제 스피커는 단자가 큰 놈이 플러스이고 작은 놈이 마이너스이다. 이거 극성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전장 도면 출력해서 차 도어에 있는 암놈 잭을 확인하니 오른쪽 단자가 플러스로 확인됨. ㅋㅋ. 운전석 도어 암놈 커넥터를 보니 왼쪽이 빨간색 전선이, 오른쪽 단자에는 회색 전선이 연결되어 있어서 첨에는 통상 빨간색이 플러스인 경우가 일반적인지라 잠시 혼동이. 그러나 전장 도면에서는 회색 전선이 플러스이고 빨간색이 마이너스였음.
이제 정리된 순정 아대에 사제 스피커를 결합할 차례. 그러나 여기서 실수를 하였음을 나중에 알고 뼈저리게 후회함과 동시에 개고생을 하게 됨.
사제 스피커에 장착 툴로 두께 3 mm 정도의 얇은 플라스틱 어댑터(아대)가 딸려 나왔는데 이거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데 굳이 사용해야 할 것 같은 강벽 관념에 이 놈을 순정 아대의 흡음재(아대 외곽을 한 바퀴 감싸고 있는 스폰지) 위에 올리고 거기다가 역시 스피커와 같이 딸려온 흡음재까지 붙이고 나서야 사제 스피커를 체결함. 그 결과 순정 상태의 스피커 돌출 상태보다 약 1 cm 가량 정도 튀어나온 결과가 되었음. (사제 스피커 자체의 튀어 나온 길이 + 흡음재 + 플라스틱 아대) 이거 때문에 나중에 도어 트림 장착할 때 트림 쪽으로 순정 스피커보다 더 튀어나와서 결국 간섭이 생겨서 트림 장착 불가. ㅠㅠ. 미치는 줄 알았음. 아무튼.
순정 아대의 살려둔 단자와 사제 스피커 단자를 극성에 맞추어서 납땜. 납땜은 정말 어려워. 왜 이리 깨끗하게 못하는지 도통 납땜 실력이 늘질 않네.
에혀. 자, 사제 스피커는 25 mm 피스를 4군데 박아서 고정. 다행히 순정 아대 플라스틱이 갈라지지 않았음. 거기다가 혹시 몰라서 스피커와 아대 접점 부위를 한 바퀴 빙 둘러서 글루건으로 막 싸줌. 그리고 뒤쪽으로 튀어나온 4개의 피스는 혹시 시간이 지나서 진동으로 인해서 풀러 질까 봐 돼지표 본드를 듬뿍 발라줌. 여기까지 완료하고 나니 어느덧 새벽 1시.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차는 도어 트림을 탈거한 상태로, 창문 유리는 내려져 있고 해서 신문지로 임시로 창문 막아둠. ㅋㅋ. 아파트 주민들이 지나가다 뭔 일이 있나 했을 거임.
순정 아대에 사제 스피커를 체결한 결과물. 알흠답지 아니한가? ㅋㅋ. 가운데는 트위터이고 0 dB 또는 3 dB로 청취자 기호에 맞게 고음부를 선택해서 쓸 수 있다. 난 +3 dB로 설정.
잠을 자고 아침 일찍 작업 개시.
그러나 참극이 일어나고 말았음. 순정 형태 그대로 리벳으로 고정하려고 리벳건까지 사 두었고 미리 예행연습도 해 봤지. 그런데 잠깐의 실수로 그만. 우선 멀쩡한 리벳건의 모습.
처음에 4 mm 리벳 못 (봉지에 들어있는 놈)으로 구멍 1개를 시험 체결해 봤는데 사이즈가 작아서 그냥 빠짐. 순정 상태에 박혀있었던 리벳못 사이즈가 4 mm였지만 리벳을 제거하면서 원래 구멍이 조금 넓어짐으로써 4 mm 리벳 못으로 안 되는 거였음. 결국 에쿠 4.8 mm로 해야 되는군. 그래서 4.8 mm로 교체하려고 리벳 헤드를 교체하려고 했는데 리벳건 헤드의 못이 들어가는 구멍 안쪽에 리벳 잔여물이 끼워져 있어서 얇은 드라이버를 쑤셔서 빼내려고 하다가 그만 드라이버도 같이 구멍에 고착돼 버림. 이게 안쪽 구멍이 무슨 방식으로 되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아무리 힘을 줘도 안 빠짐. 플라이어로 잡고 뽑아 보기도 하고 망치로 내려쳐 보기도 하고. 결국 박힌 드라이버는 더 단단히 고착되어 리벳건 사용 불능 상태. 멘붕에 빠짐. 인터넷으로 다시 사려면 배송기간이 필요하고. 동네 철물점에 팔려나 하고 생각하다 걍 동네 블루핸즈 가서 해 달라고 하기로 결정. 블루핸즈 찾아가서 스피커 리벳 고정 부탁. 내가 가지고 있던 4.8 mm 리벳 못을 주고 박아달라고 했다. ㅋㅋ. 간단히 10분 만에 체결 완료. 속으로 이 정도 서비스는 그냥 해주려나 내심 속으로 바라면서 수고비 얼마 드려요 했더니 대뜸 5천 원만 주세요 한다. 우띠발.. 뭐 그래도 이게 어디야. 안 그럼 방법이 없는데.
다시 아파트로 돌아와서 정리 작업 돌입. 일단 사제 스피커 청음해 봄. 음. 잘 모르겠음. 우선 경황이 없는지라 빨리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뿐. 도어 트림 장착해야지 하고 장착 시도했으나 언급했던 스피커 돌출로 인한 트림 부위와 간섭으로 트림 장착 불가. 또다시 멘붕.. 잠시 생각하다 트림 쪽에 돌출된 부위를 잘라내기로 결정. 역시 가위, 니퍼, 플라이어 신공으로 돌출 부위 잘라내고 다시 장착 시도. 어라 그래도 안됨. 뭐가 문제지? 덜 잘라냈나? 다시 더 잘라내고 장착 시도. 그래도 안 됨. 에효. 트렁크에서 돗자리를 꺼내서 도어 밑에 깔고 누워서 플래시를 비쳐 봄. 이런. 문제점 확인. 그러나 이걸 해결하려면 도어 트림 스피커 그릴 망 부위를 잘라내야 할것 같은 생각이. 그래서 우선 닥치는 대로 시도해 봄. 스피커 그릴망이 도어트림과 일체형으로 되어 있는데 다행히 약간의 드릴 질로 4 mm 구멍 하나만 내고 그릴망 한쪽이 들려지도록 조치함 (간섭 부위가 들려지도록). 그리고 장착하니 스피커 돌출부와 트림 간섭 부위 1곳이 헐렁해진 그릴망을 약간 들쳐내고 트림이 장착됨. 문은 닫으면 전혀 안 보이고 문이 열려도 자세히 보기 전에는 그릴망 한쪽 구석이 약간 들려져 있는 것을 알아채기는 어려움.
이 과정에서 도어 트림의 스피커 그릴 외곽이 약간 훼손되었으나 큰 불상사 없이 마무리. 조수석 도어도 동일하게 처리하고 조립 완료.
휴, 긴 시간이었다. 그나마 큰 추가 비용 없이 두 번의 멘붕 상태를 잘 극복하고 작업 종결.
최종 청음을 해 보니 이럴 수가 그전에 둔탁하던 소리가 찰랑찰랑해졌다. 들리지 않던 드럼의 심벌 하이햇 소리가 창 창 창 ~~ 하면서 선명히 들린다. 전반적으로 음의 청아함이 구현되었다. 장착한 스피커가 트위터 내장형이라서 트위터가 2개 추가된 영향도 있겠지만 미드 스피커의 소리도 전반적으로 둔탁함에서 선명해졌다. 그나마 다행이다. 개고생질 했는데 소리가 엉망이었으면 어쩔...
많은 다이를 해봤지만 스피커 설치는 처음이라서 고생이 너무 심했다. 담에는 절대로 하고 싶지 않은 다이였다. 물론 이번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다음에 하게 되면 훨씬 잘하겠지 하면서 또다시 삽질할 수도... DIY is die. 다이 is never stop. 다이 must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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