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KH) - 고압연료펌프 롤러 태핏 교체 함 해 봐? (그리고 예행연습)

엔진 룸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이상 소음이 귀를 괴롭힌다. 주행 중에는 다른 소음에 묻혀서 안 들리고 정차 중 조용한 상태에서 "그르르르르륵" 하는 소음이다. 중고로 갖고 올 때부터 그랬는데 AS 기간 중에 몇 차례 정비사에게 얘기했지만 자기들은 이상 소음이 안 들린다는 이유로 그냥저냥 지금까지...

​블로거 지인 중 한 분이 이 소음이 고압연료펌프쪽 소음인 거 같다는 말씀이 있어서... 생각해 보니 엔진오일을 새로 갈면 초기에는 안 나다가 시간이 지나면 간헐적으로,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나면 무시로 들린다. 엔진오일과 뭔가 연관이 있나 싶어서 추리를 해 보다 보니 아래의 롤러 태핏이 범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압연료펌프는 부품 가격이 215,160원으로 넘 비싸서 엄두가 안 나고. 이 쪽 공부를 좀 해 보니 펌프 안쪽으로 롤러 태핏이라는 부품이 엔진 안의 캠샤프트의 캠과 접촉하게 되는데 이 롤러 태핏이 이름처럼 베어링 형태로 회전하게 되어 있다. 천조국에서는 롤러 태핏보다는 캠 팔로워(cam follower)라는 이름으로 주로 부르는 모양.

32325D가 롤러 태핏이다. 품번은 35325-2G700 (가격: 21,340원)

 

구글에서 찾은 부품 사진

이 부품 구조와 역할상 베어링 부분이 캠샤프트와 계속된 접촉으로 인해서 마모가 되고 베어링 역시 유격이 발생하여 소음이 발생하나 보다. 엔진 캠샤프트 위쪽에 위치하고 항상 엔진오일로 윤활이 되는 부품이지만 세월에 장사 없다고. 그래서 엔진오일 새로 교체한 후에는 소음이 좀 잦아들었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소음이 올라오는 거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거 함 교체해 봐 하는 생각이 들어서...

​부품 생김새가 다르긴 하지만 캠 팔로워의 변화 상태 사진이다. 캠샤프트와 접촉하는 면에 검은색으로 특수 코팅이 되어 있는데 주행거리가 늘어나면서 코팅이 벗겨지고 종국에는 깨진다는... 그래서 엔진 말아 먹는다는...

VW, Audi 등의 TSI, FSI 가솔린 엔진 과거 차종에 쓰이던 캠 팔로워. 구조상 캠과 접촉하는 부위의 코팅 막이 벗겨지고 궁극적으로는 금속이 깨지면서 빵구가 나고 깨진 금속 조각이 엔진을 망가뜨림. 과거 연식에서 아주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였고, 지금은 현기차의 롤러 방식으로 개선된 모양임.

고압연료펌프를 탈거할 경우 웬만하면 펌프 쪽에 O링 역시 교체해 줘야 한다. 근데 K9 부품도에 O링 그림은 있는데 품번이 안 나온다. 아 놔. 모비스 이 놈들. 구글링해 보니 이 펌프가 그랜저HG, 제네시스DH 등 여러 차종이 두루두루 쓰인다.

​O링 품번: 35322-3C210 (가격: 770원)

​근데 저 작은 부품 하나 교체하자니 작업 범위가 넘 크다. 왜냐하면 고압연료펌프를 탈거해야 하는데 정비지침서에 따르면 서지탱크와 흡기 매니폴드 때문에 이들 부품을 탈거해야 작업이 된단다(부분 탈거하지 않고 작업이 가능한지는 나중에 찬찬히 관찰해 봐야 함). 에혀... 서지탱크 떼는 것도 힘든데 흡기 매니폴드까지.. 흡기 매니폴드 떼내면 각종 가스켓도 갈아줘야 하고, 냉각수도 좀 빠니 냉각수도 보충해야 하고 할게 너무 많다. 서지탱크나 흡기 매니폴드는 조립할 때 볼트 체결 토크도 신경 써서 해야 되고. 물론 토크 렌치가 있어서 뭐 안 되는 건 아닌데...

​예전 제네시스BH의 MPI 엔진 서지 탱크 탈거는 쉬웠는데, GDI 6기통 엔진의 서지 탱크는 탈거해야 할 주변 부품과 호스가 장난 아니다. 이거 처음 해보는 나로서는 엄청 오래 걸릴 듯한데...

​도전 의식이 용솟음치긴 하건만 엄두가 안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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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탈거 없이 작업이 되지 않을까 예행연습을 해 봤다는 거. TCU/ECU 커넥터 분리하고 배선 다발 고정 부위를 몇 군데 풀어주면 배선 다발에 어느 정도 유격이 있어서 한쪽으로 젖혀두면 가려져 있던 고압펌프를 탈장착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서지탱크 탈거하지 않고 가능하다. 두 번째 사진의 고압펌프 3시 방향이 저압 연료 공급라인인데 처음 보는 체결 방식이네. 퀵 커넥터 타입으로 분리 방법을 찾긴 했는데 검은색 플라스틱이 깨지지 않게 조심하라네.

예행연습까지 해 봤으니 이제 부품 사서 작업만 감행하면 된다. 부품은 아직 시간이 안 나서 부품점 방문을 못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