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16. 10:45ㆍ잡동사니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는 의약품 중에서 가장 비싼 의약품 10개를 함 봅시다. 미국 순위가 전 세계 순위나 진배없다.
▶ 10위 - Soliris (Alexion Pharmaceuticals): $678,392 (1년 투약 기준)
솔리리스.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이라는 희귀 질환에 사용하는 약물. 우리나라에도 수 백명 정도의 환자가 있으며 의료보험 급여 적용을 받기가 매우 어려운 모양이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1년 치료비가 약 5억 원(비급여 시).
▶ 9위 - Ravicti (Horizon Therapeutics): $695,970 (1년 투약 기준)
라빅티. 요소 회로 질환 치료제. 체내의 대사 과정 중에 발생하는 암모니아는 간에서 요소회로에 의해서 요소로 전환되어 해독되어야 하는데 이 회로에 문제가 생겨서 암모니아를 해독할 수 없는 질병이다. 역시 희귀 질환이며 미국에만 약 2천 명가량의 환자가 있다고 한다. 하루 세 번씩 경구(입)로 약을 투입한다.
https://www.ravicti.com/videos/shot_3_high.mp4
▶ 8위 - Blincyto (Amgen): $712,672 (1년 투약 기준)
블린사이토. 재발하거나 다른 항암제 치료에 저항하는 비(B)세포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에 사용하는 약제. 표적항암제다. 우리나라에서도 의료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의약품이다.
▶ 7위 - Brineura (BioMarin Pharmaceuticals): $730,340 (1년 투약 기준)
브리뉴라. 소아 희귀 질환인 바텐(Batten)병 치료제라고 한다. NCL(neuronal ceroid lipofuscinoses)이라고도 불리는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뇌를 포함한 여러 기관계에 독성 침전물이 축적되는 일련의 유전자 중 하나의 병원성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 발작, 지적 및 운동 능력의 점진적인 감소, 아동기 또는 청소년기의 시력 상실을 유발한다. 미국에서 100,000명의 어린이 중 약 2-4 명에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에 허가를 받았다고 알려졌는데 실제 투약 사례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 6위 - Folotyn (Acrotech Biopharma): $793,870 (1년 투약 기준)
폴로틴. 성인에서의 재발성 또는 불응성의 말초 T 세포 림프종의 치료에 쓰이는 약물이란다. 항암제란 거지.
▶ 5위 - Luxturna (Spark Therapeutics): $850,000 (1회 투약 기준)
럭스타나. 유전성 망막 질환을 위한 유전자치료제. 우리나라에는 2021년 9월 9일 자로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따끈한 신상이군. 유전성 질환이라 거의 실명에 이르게 되는데 이 약을 단 1번 망막에 직접 투여함으로써 실명을 막을 수 있을뿐더러 스스로 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시켜 준다고 한다. 단 1번 투약에 대략 9억 원.
*유전자치료제는 병소에 유전자를 전달하여 질병의 근원적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이라서 럭스타나, 졸겐스마 같은 의약품은 단 1회만 사용함으로써 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 4위 - Myalept (Aegerion Pharmaceuticals): $889,904 (1년 투약 기준)
마이알립트. 지방이상증 환자의 렙틴 결핍 합병증 치료제. 몸의 지방 조직이 상실되는 희귀 질환이 지방이상증이란다.
▶ 3위 - Danyelza (Y-mAbs Therapeutics): $977,664 (1년 투약 기준)
다니엘자. 주로 소아에게서 발병하는 신경모세포종 치료를 위한 항암제.
▶ 2위 - Zokinvy (Eiger BioPharmaceuticals): $1,032,480
조킨비. 선천적 조로증 치료제. 허친슨-길포드 조로증 증후군(Hutchinson-Gilford Progeria Syndrome, HGPS)과 특정 결함이 있는 조로증 돌연변이(Progeroid Laminopathies, PL)의 치료제. 별의별 질병이 다 있군. 전 세계적으로 허친슨-길포드 조로증은 400여 명, 조로증 돌연변이 환자는 200여 명 정도의 매우 매우 희귀한 질병이라고 한다. 캡슐 제형이므로 경구(입)로 복용하는 약이군.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대망의 1위는
▶ 1위 - Zolgensma (AveXis): $2,125,000 (1회 투약 기준)
졸겐스마. 대망의 1위다. 척수성 근위측증(SMA) 치료제. 유전자치료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5월에 승인되었다. 단 1회 투여로 이 질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질병은 유전질환인데 치료하지 않을 경우 SMA 1형의 90%는 2세 전 사망하거나 영구적 호흡 보조 장치가 필요하다고 한다. SMA 2형 환자의 30% 이상이 만 25세 이전에 사망한다고 한다.
1회 투약에 25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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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초고가 의약품은 대부분 희귀질환 치료제이며 따라서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그리 수지 타산이 맞는 제품은 아니다. 그러나 기술 혁신을 통한 인류 건강에 기여하고자 하는 나름의 철학을 갖고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여 이런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다.
환자나 환자 가족 입장에서는 제약회사가 터무니없는 폭리를 취한다고 볼 수 있지만 적절한 보상이 없다면 제약회사가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기술 생태계 자체가 유지될 수 없다.
결국 해당 국가의 사회안전망 시스템 즉, 의료보험 체계 속에서 희귀질환 환자에게 이런 의약품이 사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 행정적 뒷받침이 되어야지 이를 환자나 환자 가족에게 오롯이 그 부담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이런 약물들은 워낙 고가라서 환자를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 같다.
누군 어딘가 문제가 있는 채로 태어나고 싶었겠냐? 누군 어디가 심각하게 아프고 싶겠냐?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의 모든 분들께 건강과 평화가 깃들기를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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