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제약회사 순위 Top 50

2021. 9. 7. 21:36잡동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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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는 수많은 제약회사가 존재한다. 우리나라에는 완제의약품 업체만 약 250여 개 정도가 있다. 중국은 한 10여 년 전에는 만개가 넘는 회사가 있기도 했었다. 인도도 현재 수천 개의 제약회사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의약품 시장을 100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약 3 ~ 4 정도 수준으로 매우 작은 시장이다. 우리나라 의약품 시장 전체 규모가 대략 연 20조 정도 시장 수준인데 이는 다국적 제약회사 순위 15위 정도 하는 한 업체의 1년 매출액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의약품 즉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의 매출액 기준으로 전 세계 50개 제약회사의 순위를 함 봅시다. 재미로 보는 전 세계 제약회사 순위 두둥!!

(2020년 7월 9일 자, Pharm Exec's Top 50 Companies 2020 자료를 기준으로 함)

1위에서 10위까지에 오른 회사들을 보면 유럽계 제약회사 4개, 미국계 제약회사 5개, 일본계 제약회사 1개가 포진하고 있다. 사실 이들 3개 지역(territory)이 전 세계 의약품 시장 점유율을 80% 이상 차지하고 있다.

특이하게 "다케다"라는 일본계 제약회사가 10위에 올랐는데 2019년 초에 아일랜드 제약회사인 샤이어(Shire)를 인수합병하면서 그전에는 10위권 중하위에 순위를 갖고 있다가 샤이어 합병으로 10위에 순위를 올리게 되었다.

유럽계 제약회사 중에서 로슈와 노바티스가 스위스에 본부를 둔 회사인데 인구 900만 명이 채 안 되는 조그마한 나라의 제약회사가 전 세계 제약회사 1등과 2등을 차지하고 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3위의 화이자는 코로나 백신으로 이젠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아는 바로 그 회사이다. 제약회사 순위를 메길 때 어떤 매출을 기준으로 하냐에 따라서 순위가 바뀔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제약 부분을 통틀어서 보면 화이자가 전 세계 1등이라는 데에 큰 이견이 없다.

6위의 존슨앤존슨은 역시 코로나 백신을 생산하는 얀센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미국계 제약회사로서 의약품, 의료기기, 의약외품 등 회사 전체 매출은 약 100조 정도 되는 거대 회사이다.

11위에서 20위까지 순위에서 유럽계 5개, 미국계 4개, 일본계 1개가 차지하고 있다. 앨러간이라는 회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 소재라고 나와 있는데 원래는 아일랜드에 본부를 둔 회사인데 액타비스와 합병 그리고 최근에는 8위에 랭크한 Abbvie라는 회사에 합병되는 이력을 갖고 있으면서 미국 소재지로 분류된 회사라서 엄밀히는 아일랜드 회사로 봐야 한다.

11위는 역시 코로나 백신으로 유명한 영국 소재의 아스트라제네카가 차지하고 있다.

1위부터 20위까지의 제약회사를 흔히 말하는 다국적 제약회사 수준으로 보면 큰 무리가 없다. 이들 회사는 신약(New drug)을 연구개발 및 판매하여 막대한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의 사업 체제를 갖고 있다.

Top 50 순위에 일본계 제약회사는 대략 10개 정도의 회사가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괄목한 바는 Top 50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중국계 회사가 3개가 등장했고, 인도 역시 2개 정도 이름을 올렸다. 인도는 오래전부터 Top 50 순위에 1 ~ 2개 정도의 회사가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나름 의약품 강국이라고 볼 수 있다.

43위에 랭크된 Jiangsu Hengrui는 한자어로 항서제약인데, 중국 최대의 제약회사로서 2019년에 처음 Top 50 순위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럼 Top 50 순위 내에 우리나라 제약회사는 없네? 네 그렇습니다.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도 없습니다. 앞으로 몇 년 뒤에나 나오면 다행이겠지요. 

신약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수많은 의약품 후보 물질을 찾아내고 그중 가능성 높은 녀석을 스크리닝 해서 전임상(동물을 대상으로 한 독성시험), 후임상(인체를 대상으로 한 안전성 및 유효성 시험)을 거치고 이를 상업적 스케일로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설립, 허가를 거쳐야 비로소 시판이 됩니다.

연구개발부터 상용화까지 통상 9 ~ 10년 정도 걸리며 비용은 대략 1조 정도 소요됩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10여 년이라는 긴 시간을 인내하면서 인적, 물적자원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회사와 기업문화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기업문화는 10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주질 않죠. 물론 돈도 없습니다. 최근 2 ~ 3개 정도의 국내 제약회사는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 지원을 하면서 급성장을 하고 있는데 이건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겁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제약회사들은 이럴만한 자금적 여유가 없습니다.

그럼 우리나라 제약회사가 갖고 있는 사업 모델은 무엇이냐? 신약을 못하니까 어쩌겠습니까? 복제약을 만들어야죠. 복제약에 대한 이해가 좀 필요할 것 같군요.

신약(New drug)은 말 그대로 새로운 약물이며 해당 제조업체는 특허권을 신청하여 특허를 보유하고 있죠. 그래서 특허기간 내에는 누구도 동일한 약물을 만들 수 없습니다. 보통 물질특허, 제법특허 등 특허의 종류도 여러 개 있는데 통상 15 ~ 20년 정도 독점적 지위를 보장합니다.

특허의 독점적 기간이 종료될 시점이 임박하면 여기에 눈독을 들이던 복제약 중심의 전 세계 제약회사들이 복제약을 만듭니다. 복제약(Copy drug)은 화학적 화합물일 경우 누가 만들던 100% 동일한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분자식이 똑같죠.

그런데 바이오 의약품(생물 의약품)은 좀 다릅니다. 바이오 의약품은 화학적 합성이 아닌 배양(fermentation)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미생물 배양이냐, 동물세포 배양 등으로 구분되는데 쉽게 말해서 맥주를 효모 발효에 의해서 만들 듯 그런 과정으로 만듭니다. 아무리 최신 제조 설비와 컴퓨터를 사용해도 배양으로 만들어진 의약품은 100% 동일한 물질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한 회사에서 ABC라는 단백질항체의약품을 만든다고 했을 때 어제 만든 ABC와 오늘 만든 ABC가 큰 틀에서 비슷하지만 100% 똑같지 않습니다. 하물며 회사가 바뀌면(오리지널 특허품에서 시밀러로 바뀔 때) 오리지널을 따라가기가 더 어렵겠지요. 그래서 바이오 의약품 업계에서는 바이오 복제의약품이라는 표현을 안 쓰고 바이오 시밀러(similar)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비슷하단 의미로 이렇게 부르지요.

이렇듯 화학적 합성에 의한 의약품은 대체로 분자량이 수백 정도여서 제약업계에서는 이를 Small molecule 이라고 분류하고, 배양으로 제조된 의약품은 대체로 단백질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수만 단위의 거대 분자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Large molecule 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large molecule 의약품을 제조하는 업체이며, 아직 업력이 일천하여 바이오 신약을 하기에는 역량이 모자라고 현재는 주로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위탁생산) 방식의 사업을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CMO를 통하여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의 위탁생산을 하면서 기술력과 경험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 시밀러를 개척하고 궁극적으로는 바이오 신약으로 도전하는 이런 테크트리를 타게 됩니다.

바이오 시밀러는 오리지널 신약과 100% 동일하지 않고 유사하기 때문에 그 약간의 차이점으로 인해서 인체에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 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바이오 시밀러는 비록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신약을 따라 한 것이지만 반드시 인체용 임상시험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역시 오랜 기간과 비용이 투입되어야 가능한 아주 어려운 기술 분야입니다. 반면에 복제약은 100% 동일하기 때문에 복제약 제조회사는 별도의 임상시험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적응증이 추가된다거나 할 경우에는 임상시험이 요구되기도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결국 복제약은 큰 기술과 비용 없이 사업이 가능하고, 반면에 바이오 시밀러는 전혀 그렇지 않은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바이오 의약품은 제조 시설을 갖추는 데에도 복제약 중심의 회사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소요됩니다. 복제약 제조 시설로 1천억짜리면 엄청 훌륭한 시설을 갖춘 공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이오 쪽은 1천억 정도로는 어림 반푼 어치도 없습니다(물론 가능은 한데 규모가 현저히 작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범 지구적 피해로 인하여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제조하는 몇몇 회사들은 단기간에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 사태가 다른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사업 방향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은데 누가 만들던 빨리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게 해 주이소. 제발. 플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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