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 현지 경찰에게 삥 뜯긴 이야기

2022. 8. 16. 18:51잡동사니/치앙마이 한달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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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에 있으면서 초반에 스쿠터 1대를 하루 대여해서 탔었고, 후반부에 스쿠터 2대를 빌려서 아들과 내가 각자 타고 돌아다녔다.

후반부 4일 대여 기간 중, 귀국 이틀 전과 하루 전 연속 이틀 동안 경찰에게 잡혀서 삥을 뜯겼다.

첫 번째는 7월 30일. 아내가 머물던 호텔에 잠시 얼굴 보러 가는 길에 이미 똑같은 길로 지나갔던 적이 있었는데 이날 저번에 보이지 않던 바리케이드에 직전 금지 표시가 있었다. 그냥 뒷골목 좁은 사거리라서 지난번에는 아무런 표식이 없었다. 사람도 없고 차도 없었기에 직진 금지 표시를 무시하고 직진했는데 한 백여 미터 앞에서 경찰 3명이 우리는 붙잡는다. 이미 한 스쿠터(외국인)도 붙잡히고 삥을 뜯기고 있는 중이었다.

대충 분위기를 보니까 삥을 뜯을 작정으로 직진 금지 바리케이드를 갖다 놓은 것으로 보인다. 신호위반이라고 1,000밧씩 2,000밧을 벌금으로 내라고 한다. 국제운전면허증 이런 거 보여 달란 말도 없다. 교통위반 항목이 주욱 적힌 코팅된 종이를 보여주면서 1,000밧이 태국법으로 정한 금액이라고 한다. 이 자리에서 벌금을 내도 되고 경찰서 가서 벌금을 내도 된다고 한다. 귀찮게 경찰서 가지 말고 여기서 벌금 내면 바로 보내준단다.

여행 막바지라 지갑이 현찰도 별로 없었다. 모레면 귀국해서 지금 가진 돈이 별로 없다고 하니 내 지갑을 꺼내 보란다. 실제로 내 지갑에는 100밧 지폐 5장, 20밧 지폐 4장이 있었는데 이 시키들도 양심이 있는지 20밧 지폐는 됐고 100밧 지폐를 다 꺼내란다. 500밧이지. 이 정도 삥으로 부족했는지 아들 지갑도 꺼내 보란다. 아들 지갑에는 100밧 지폐 2장이 전부였다. 이렇게 합 700밧을 건네주려고 하는데 옆으로 현지인들과 차들이 지나가니까 돈을 몸으로 가리면서 빨리 숨기라고 한다. 주변이 조용해 지자 700밧을 받고서는 바로 보내준다.

아니 무슨 경찰 시키들이 지갑을 꺼내라고 해서 거기서 돈을 빼가냔 말이다. 그래 교통신호 위반했으면 정식으로 딱지 발급하고 벌금 내게 해야지 이게 무슨 동네 양아치들이 삥 뜯는 방식으로 돈을 뜯어간단 말이냐. 700밧 내고 그럼 영수증이던 뭐든 달라고 하니까 빨랑 가라고 다그친다. 아우 양아치 경찰 시키들.

그다음 날 올드 시티 근처에서 또 경찰에 잡혔다. 아예 대로를 경찰 10여 명이 길을 막고 단속하고 있었다. 이날 숙소에서 나서면서 아들은 헬멧을 썼지만 나는 안 썼다. 현지인들도 헬멧 쓰지 않고 타는 사람들 많았기 때문이다.

경찰이 처음에는 헬멧 미착용으로 나를 잡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일단 면허증을 보여 달란다. 실물 국제운전면허증은 숙소에 있고 핸드폰에 사진이 있다고 했더니 안 된단다. 태국 법 위반이니 1인당 500밧씩 1,000밧을 내란다. 역시 교통 위반이 적힌 코팅된 종이를 보여주면서 말이다. Thailand law라고 하면서 말이다.

우리 내일 떠나기 때문에 돈 다 써서 지금 돈 없다. 좀 봐달라고 했다. 어저께도 걸려서 벌금 냈다고 했다. 안 된단다. 실물 면허증으로 시작된 실랑이가 헬멧을 쓰지 않았다면서 어쨌거나 벌금을 내란다. 돈이 없다고 이 사람아. 역시 지갑을 꺼내 보라고 한다. 하 이 시키들 수법이 다 똑같다. 내 지갑에 딸랑 100밧 지폐 2장과 20밧 지폐 몇 장이 전부인데 역시 20밧 지폐는 무시하고 100밧 지폐를 전부 꺼내라고 한다. 이윽고 아들 지갑도 꺼내란다. 아들 지갑엔 100밧 지폐가 한 장도 없었다. 아들이 우리나라 1000원짜리 지폐 몇 장을 꺼내서 Korea money OK? 했더니 킥킥거리면서 웃으면서 안 받는단다. 지갑에 200밧이 전부라서 200밧만 받더니 바로 풀어준다.

ㅎㅎ. 이 시키들 날강도여. 마음속으로 사진 확 찍어서 어디 올릴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었는데 그랬다가 더 큰일 날 것 같아서 관뒀다.

이렇게 이틀 연속 총 900밧을 현지 경찰에서 삥 뜯겼다.

위반을 했으니까 벌금을 내면 된다. 정식으로 딱지 발급하고 벌금 내게 하란 말여. 현장에서 삥 뜯지 말고 이 시키들아. 한 7~8년 전쯤인가 태국 국영 제약회사와 뭔 일을 할 뻔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이 프로젝트 총괄을 방콕의 한 공과대학 기계공학 학과장이 맡고 있었는데 이 교수와 최초 미팅에서 자리에 앉고 간단히 인사하자마자 대뜸 back money를 얼마나 줄 수 있냐고 묻더군. 그냥 얘네들은 이런 식이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태국 측 거간꾼의 놀음에 우리만 놀아난 셈이 되고 말았다. 항공권, 숙식비는 프로젝트 계약할 때 다 반영해 줄 테니까 일단 일이 급하니 우리 돈으로 사용하고 나중에 다 정산해 준다고 했는데 프로젝트가 물 건너 가면서 10원 한 푼 못 받았다. 나중에 실비 정산은 해야 하지 않냐고 연락해도 아예 잠수타고 연락을 받지 않았었다. 어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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