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스타렉스 - 예열 플러그(글로우 플러그) 교체 DIY (feat., 삽질ㅠㅠ...)

2024. 1. 25. 00:50DIY/그랜드 스타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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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렉스로 맞이하는 첫 번째 겨울. 날이 매우 추운 날에 엔진 시동이 매가리가 좀 없다. 배터리 상태는 이상이 없고 예열 플러그 4개 중 한두 개가 맛이 갔나? 영하권일 때 시동을 걸면(물론 시동 키를 On 하고 20초 대기를 2~3회 반복해 줌) 키릭거리면서 스타터 모터가 돌다가 바로 잠시 스타터 모터 소리 멈추고 그리고 키리리릭 부앙~~~ 하면서 시동이 걸린다.

이럴 땐 갈아 봐야지 뭐.

예열 플러그 1개당 12,100원이군. 좀 싸게 사보자.

모비스 순정품 예열 플러그 납품업체는 NGK. NGK 파트번호로는 Y1040AS 되시겠다.

Y1040AS는 인터넷에서 개당 9,900원(택배 별도). 플레이트와 와이어링(커넥터)은 모비스 순정품으로 구입.

1. 글로우 플러그

2. 글로우 플러그 플레이트

3. 글로우 플러그 커넥터

그랜드 스타렉스는 다행히 예열 플러그 접근이 매우 쉬워서 작업성이 좋다. 예열 플러그 접근에 걸리적 거리는 장애물이 없다시피 하다.

하 근데 1번 실린더의 예열 플러그는 엔진 블럭의 브라켓과 알터네이터 때문에 접근이 되지만 각도가 애매하다. 검색해 보니 알터네이터를 탈거해서 작업해야 편하다는 후기가 있긴 하다. 근데 알터네이터 탈거하려면 벨트 풀어야 하고 일이 점점 커질 텐데. 일단 시험 삼아 1/4인치 라쳇 렌치에 연장대를 끼우도 10mm 롱 복스알로 시뮬레이션 해 보니 접근이 되긴 한다. 예열 플러그는 뺄 때 알터네이터에 걸려서 안 빠지려나? 그런 거 같지는 않은데. 암튼 이건 너튜브에서 관련 영상이 있는지 좀 더 찾아보자.

예열 플러그 교체 시 제일 염려되는 부분은 탈거 중 나사산 부위가 고착되어 무리하게 탈거하다가 발열촉이 부러진 채 빠지는 경우이다. 부러진 발열촉은 처박힌 채로 있으면 전문가를 통해서 특수공구로 빼면 되지만 부러진 발열촉이 실린더 안으로 떨어지면 엔진 헤드 들어내야 하는 큰 공사를 치러야 한다.

그래서 작업을 하기 며칠 전부터 예열 플러그 나사산 부위에 침투성 이완제를 듬뿍 뿌려주기를 두어 번 정도 해 주고 작업하면 그나마 고착 상태 이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실 작업 시에도 엔진이 충분히 가열된 상태로 만들어준 후에 탈거를 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쇠는 열을 받으면 살짝 팽창되면서 나사산 결합 부위를 약간 헐렁하게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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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지침서의 교체 작업 설명은 매우 간단하다.

자 그럼 나의 방법을 설명한다.

1. 예열 플러그 주위를 밀워키 블로워로 먼지와 이물을 날려 보낸 후, 첫 번째 침투성 이완제 살포

2. 첫 번째 살포 이후 하루 뒤에, 두 번째 침투성 이완제 살포

3. 두 번째 살포 이후 이틀 뒤에 세 번째 침투성 이완제 살포.

4. (두 번째 살포 이후 5일 뒤) 작업 직전에 엔진을 충분히 뜨겁게 해 준다.

5. 시동을 끄고, 작업 시작!

6. 예열 플러그 와이어링 커넥터 분리 - 이쪽에 산소센서, 차압센서 등 여러개 센서가 브라켓에 묶여 있어서 4번 예열 플러그 접근에 방해를 하기 때문에 브라켓을 탈거해서 접근 경로를 확보한다.

7. 예열 플러그 플레이트를 고정하고 있는 10mm 너트 4개를 분리하여 플레이트를 탈거. 이 너트는 매우 약한(진짜로 약한) 토크로 체결되어 있어서 그냥 휙 풀린다. 신품 체결할 때에도 아주 살짝만 잠가야 한다.

8. 예열 플러그 나사산 부위에 마지막으로 침투성 이완제를 살포하고 10여 분 기다린다.

9. 예열 플러그를 푼다. 일단 알터네이터와 엔진 블럭 브라켓 때문에 약간의 방해가 있는 1번부터 작업을 하자. 여기서 영 상황이 복잡해지면 바로 GG치면 된다. 12mm 롱 복스알(1/4인치용 또는 3/8인치용)이어야 한다. 숏 복스알은 예열 플러그 머리 부분 구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 1/2인치용 10mm 롱복스알은 굵어서 사용할 수 없다.

오직 1/4인치용 렌치에 롱복스알만 1번에 사용할 수 있음.

**경고**

예열 플러그를 푸는 과정에서, 조금 풀리다가 다시 뻑뻑한 상태가 되면 절대로 힘으로 확 풀면 안 된다. 살살 달래서 풀어야 한다. 이럴 땐 다시 잠그는 방향으로 조금 잠갔다가 다시 풀고 또 뻑뻑해지면 다시 살짝 잠갔다가 풀고를 반복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풀어나가야 한다. 확 풀다가 나사산 뭉개지면 개고생스러운 시추에이션이 벌어진다.

가능하면 라쳇 렌치는 1/4 인치를 권장한다. 안 풀린다고 3/8인치를 사용하면 그만큼 센 힘을 줄 수 있지만 일정 토크 이상의 힘이 가해지면 예열 플러그 부러진단 말이지. 1번에는 알터네이터의 방해로 3/8인치 복스알을 아예 사용할 수조차 없다.

캬, 다행히 1번부터 술술 쉽게 풀린다. 흐미 다행이여라. 2번, 3번, 4번 모두 순차적으로 쉽게 풀렸다.

아 근데 1번 예열 플러그를 다 풀고 밖으로 빼내야 하는데 빼내다 보니 머리 나사산 부분이 엔진 블럭 브라켓에 걸린다. 별 용을 다 써도 걸려서 뺄 수가 없다. 브라켓을 풀면 되는데 이게 알터네이터에 막혀 있어서 알터네이터를 먼저 탈거해야 한다. 알터네이터를 탈거하려면 벨트 역시 당연히 풀어야 되고. 아 산 넘어 산이네. 벨트까지 풀면서 작업하고 싶지 않다. 스타렉스 벨트 작업 관련해서는 공부를 한 바가 없기에 섣불리 진행할 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1번은 풀었던 플러그를 다시 집어넣고 복구시켰다. 2/3/4번만 신품으로 교체.

노란색 원의 예열 플러그를 위로 빼면 빨간색 부분인 엔진 블럭 브라켓에 걸려서 안 빠진다.
1번 예열 플러그 확대 샷. 엔진 블럭 브라켓이 3mm 정도만 빗겨 났어도 빼낼 수 있었건만...

1번 예열 플러그를 빼내려고 용을 쓰던 중에 알터네이터 B 단자를 덮고 있는 고무 덮개가 헐거워진 사이로 수공구가 접촉하는 통에 순간 빠지직 불꽃이 튀기면서 스파크 발생. 흐미... 이때는 몰랐다. 이게 나중에 ㅠㅠ. 뒤에서 설명.

상: 신품, 하: 탈거품
탈거품
탈거품

10. 신품 예열 플러그 나사산에 고착방지제를 바르고 체결한다.

체결 토크: 1.5 ~ 2.0 kgf.m = 15 ~ 19 N.m = 130 ~ 174 lb-inch

11. 신품 예열 플러그 플레이트를 장착한다.

체결 토크: 0.14 ~ 0.2 kgf.m (1/4인치용 토크렌치를 갖고 있지만 이렇게 작은 토크로는 사용 불가).

적당히 조이면 된다. 이거 세게 조이면 예열 플러그 머리 부분이 댕강 부러질 수 있다. 헐거워 풀어지지 않을 정도면 충분한다. 풀 때의 감을 기억해서 손토크로 조이면 된다.

*4번에는 예열 플러그 와이어링이 체결되어야 한다. 예열플러그 --> 플레이트 --> 와이어링 순서로 체결

12. 분리했던 커넥터 체결. 탈거했던 브라켓(와이어링이 여러개 연결된 그놈)도 장착

자 그럼 시동을 걸어볼까? 어구구. 시동이 안 걸린다. 두 번 크랭킹을 시도했는데 감이 싸하다. 아까 알터네이터 B단자에 수공구가 접촉해서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전장품 어딘가 문제가 생겼나 보다.

스캐너로 고장코드 검색.

헐.

P068400: 글로우 플러그 제어 모듈(글로우 플러그 릴레이) 신호 비정상

U012D00: 발전기 제어 모듈 통신 이상

인터넷으로 2개 고장코드를 검색해 보니 검색 결과도 몇 개 없을뿐더러 내용이 시원찮다.

글로우 플러그 릴레이는 부품 가격이 5만 원대. 이걸로 해결되면 다행이다만 이게 진짜 고장인지 내 수준에서는 알 길이 없다.

발전기 제어 모듈 통신 이상은 뭐 어쩌라고?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배선 어딘가에 문제가 생겼나? 엔진룸 퓨즈 박스에서 관련 퓨즈를 빼서 확인해 봤는데 이상이 없다. 이때 하도 당황해서 실내 퓨즈박스를 점검할 생각을 미처 못했다.

시동이 안 걸리니 정비소를 갈 수도 없도 멘탈도 달아났고... 일단 접고 철수했다. 내일은 실내 퓨즈박스를 함 점검해 보고 해결이 안 되면 보험사 무료 견인으로 가까운 정비소로 가야지 뭐. 에혀 이게 뭐람. 1번 예열 플러그는 교체도 못하고 말야. 아 현대 엔지니어 이누무시키들 뭘 이렇게 만들었다냐.

귀가하여 관련 정보 검색 및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감이 안 온다. 그나마 추측되는 부분은 실내 퓨즈 박스에서 ECU 관련 어느 퓨즈가 끊어지지 않았을까 희망고문을 해 본다. 내일 어떻게 할지 행동수칙을 정하고 취침.

============ 그다음 날 ============

오전에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학원에 도착. 어제 정리한 행동수칙대로 하나씩 재검토. 실내 퓨즈박스. 아무 이상이 없다. 엔진룸 퓨즈 박스. 역시 이상이 없다. 어제 작업하면서 탈거했던 전장품 하나씩 재검토했으니 이상 없음. 스캐너에는 여전히 동일한 고장코드 2개가 뜬다. 하 띠벌.

고장코드 중 P068400의 글로우 플러그 릴레이 고장 어쩌고 때문에 이것까지 탈거해 봤다(에어클리너를 탈거해야 이 부품 탈거할 수 있음). 아래 사진이 탈거한 글로우 플러그 릴레이 부품이다. 탈거해서 커넥터 접속부 금속 단자를 보니 열화의 흔적조차 없이 깨끗하다. 이거 문제가 아닌 거 같은디 하는 느낌적 느낌이 들었다.

결국 내 수준에서 해 볼 수 있는 건 다 해봤지만 헛수고. 어쩔 수 없다. 견인하자. 학원 근처 정비소에 일단 전화로 문의하니 퓨즈가 나갔을 확률이 제일 크고 퓨즈 문제가 아니면 ECU가 나갈 수도 있다고. 내가 제일 염려한 부분도 이건데...

보험사 견인을 요청하고 10여 분 뒤에 도착한 견인차. 낵아 89년도 면허다. 면허 따자마자 운전을 했으니 올해로 운전한지 35년 차. 그동안 단 한 번도 견인을 받아본 적이 없다. 드뎌 어부바를 해 보는군하 ㅠㅠ.

견인을 해서 학원 바로 근처 정비소에 도착. 사장님이 나이 지긋하시네. 일단 짬이 있어 보이니 다행. 내 짐작으로는 스캐너부터 찍어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아니다. 퓨즈부터 점검한다. 실내 퓨즈박스부터 점검 시작. 학원 어린이보호차라서 실내 퓨즈박스 부근에 출고 후 장착한(어린이보호차의 요구조건이 매우 까다로움) 여러 전장품 배선이 너무 얼기설기 엮여져서 퓨즈 점검이 쉽지 않다고 궁시렁궁시렁. 뭐 내가 한 건 아니지만 나라도 짜증이 날 듯. 일단 실내 퓨즈박스는 이상이 없는지 엔진룸 퓨즈박스 점검에 들어감.

ㅋ. 찾았다. 엔진룸 퓨즈박스의 메인 퓨즈 200A 짜리가 나갔다고 한다. MIDI Fuse라고 불리나 보다. 다른 온전한 전원을 브릿지 해서 강제 시동을 걸었는 데 바로 걸리더군. 역시 기술자는 기술자군. 전기 쪽은 아예 잼병이라 이런 거 찾는 거 보면 신기하다.

빨간색 사각형 안의 부품이 발전기 메인 퓨즈이다.
인터넷에서 캡처한 MIDI 퓨즈 모양

신품 퓨즈 장착. 시동을 거니 바로 일발시동. 사장님이 예열 플러그 자가정비하다가 부러지면 어쩌려고 그랬나면서 훈수를 둔다. 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1번은 교체를 못했다고 하니 그거 발전기 때문에 못 뺀다고 바로 아시네. 자가정비할 때 꼭 배터리 마이너스 단자 분리하고 하라는 충고까지. 오케바리~~

자가정비를 오래 해 왔지만 이런 문제는 첨이여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다행스럽게 저렴하게 방어가 돼서 한숨 놓았다.

*1번 예열 플러그는 벨트 해체 작업, 벨트 감기는 모양, 알터네이터 탈거 등을 좀 공부해서 따뜻한 봄이 오면 할까 말까 고민해 보기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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