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27. 10:07ㆍDIY/제네시스 BH
엔진오일 자가 교체는 득 보다 실이 많은 번거로운 작업이라 작업 난이도는 낮음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이 번에 한 번은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불현듯 팍팍 들었는지라..
자 준비물이다.
1. 서비스 키트-오일 필터 (26320 3C300) (6,050원) --> 개선품 26320 3C30A
(오링 큰 것 1개, 작은 것 2개, 가스켓-오일 플러그 포함) 오링 작은 것 2개 중 굵은 것을 사용.
2. 필터 – 에어 클리너 (28113 3M000) (7,700원)
3. 플러그 – 오일 드레인 (21512 23000) (396원) --> 개선품 21512 23001 (550원)
4. 캡 – 오일 필터 (26350 3C300) (2,200원)
5. 가스켓 – 오일 플러그 (21513 23001) (385원)
본인에게 필요한 것만 구입하면 되는데 1번과 2번은 필수이다. 나머진 취향대로.
서비스 키트를 구입하면 5번 가스켓-오일 플러그(와셔)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별도 구입할 필요 없다. 와셔 이 놈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카센터에서 오일 교체할 때 와셔 교체해 주는 곳도 드물다. 와셔는 한 번 조이게 되면 찌그러지면서 밀봉 역할을 하게 되는데 반복 사용하면 와셔가 찢어져서 밀봉이 제대로 안되어 엔진오일이 새기도 한다. 드레인 플러그는 기존 것을 재사용해도 된다. 출고 시점의 플러그를 몇 년씩 계속 사용했다면 이쯤에서 한 번쯤 신품으로 갈아주면 좋다. 어차피 나사이기에 풀고 조이고를 수차례 반복하게 되면 나사산이 약간은 뭉개져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냥 계속 쓰다가는 정비소에서 토크 렌치 안 쓰고 손 힘으로 마구 꽉 조이다가 오일팬 나사산 뭉개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 오일팬 나사산 뭉개지면 오일팬까지 갈아야 한다. 물론 뭉개진 암나사 구멍에 탭을 내는 방법도 있지만 이런 불상사는 미리미리 준비하여 피하는 게 장땡이다.
젤 중요한 엔진 오일은 각자 취향대로 구입하면 된다. 이번에 사용할 놈은 Kendall이라는 회사 제품이다. GT-1 High Performance Synthetic Blend with Liquid Titanium. 점도는 5W30. 사실 구입 전에는 GT-1 full synthetic인 줄 알고 구입했는데 착각했음. 구입한 놈은 이른바 반합성유임. 가솔린 엔진 전용 엔진오일임.
여기에 플러싱 오일 목적으로 별도의 플러싱 오일을 사지 않고 걍 저렴한 일반 엔진오일로 역시 점도는 5W30으로 Kixx G-1을 4리터짜리 1통을 샀다 (4리터 1통에 만원 넘지 않음). 플러싱 오일은 세척 기능의 첨가제가 강화된 오일로써 기존 오일에 수백 mL 정도를 집어넣는 형태가 있고, 또 다른 형태는 기존 오일을 모두 배출하고 집어 넣는 형태가 있는데 두 가지 형태 모두 넣은 후 엔진 아이들링 상태에서만 10 - 15분 돌린 후에 배출해야 한다. 이는 결국 엔진 슬러지를 제거하기 위해서 강력한 세척성분(솔벤트)들이 들어있다는 의미이고 자칫하면 엔진부의 가스켓. 씰 등에 나쁜 영향을 줘서 탈이 나는 경우가 있다는 썰이 있기도 하다. 그래서 굳이 이렇게 플러싱을 해야 하나 하는 자괴감이 들어서 저렴한 일반 엔진오일을 플러싱 목적으로 사용해도 되기에 난 이 방법을 채택한 거다.
방법은 기존 오일을 배출하고, 플러싱 용도로 산 오일을 4리터 집어넣고 엔진 시동을 걸고 아이들링 상태뿐만 아니라 후까시(?)를 해서 엔진 rpm을 3-4천까지 수 차례 올려서 플러싱 오일이 엔진을 돌아다니게 만든 후에 (즉 엔진 내부 세정해 주고), 그 후 다시 플러싱 오일을 배출시키고 Kendall 오일을 정량 주입하는 방식이다.
엔진 오일은 워낙 호불호가 갈리는 종목이라 뭐가 좋고 나쁘고 단정 지을 수 없다. 걍 꼴리는 놈을 사서 집어넣으면 된다. 그동안 Shell Ultra Professional AM-L을 사용해 왔다가 Kendall 제품이 저렴하게 1통(1쿼트 = 946 mL)에 6천 원도 안 하길래 날름 6통 사서 사용해 보기로 하였다.
(참고로 비싼 합성유 넣었다고 1만 km 넘게 타는 사람 있는데 그러지 마시라. 제조사 매뉴얼에는 더 길게 교체주기가 있긴 한데... 엔진오일은 비싼 거 넣어서 오래 타지 말고 적당한 놈을 넣고 자주자주 교체하는 게 엔진에 쵝오다. 난 1만 원이 안 넘는 선에서 제품 골라 사용하고 교체 주기는 빠르면 5천, 늦어도 7천 km 정도에서 교체한다. 1리터당 2-3만 원짜리 굳이 넣을 필요 없다. 다 그놈이 그놈이다. PAO가 어쨌다느니 Ester가 어쨌다느니, VHVI가 어쨌다느니 다 호사가들의 입방아라고 생각하는 일인이다.)
엔진 오일 자가 교체의 기술적 난이도는 하에 가깝다. 다만 차 밑에 있는 드레인 플러그를 풀어서 오일을 배출시켜야 하기에 요것이 쪼매 귀찮을 뿐이다. 그리고 폐오일의 사후처리가 역시 곤란한 부분인데 이것은 근처 카센터에 갖다 주면 대부분 군말 없이 받아준다. 왜냐하면 카센터에서는 폐오일을 1 드럼(200 리터) 당 7-8만 원 받고 오일수거업체에 판매하기 때문이다. 뭐 정확한 가격은 나도 모르고 주워들은 야그다. 영 께름칙하면 밤에 몰래 카센터 앞에 갖다 놔도 된다. ㅋㅋㅋ. 대신 오일통 겉에 폐오일이라고 매직으로 적어 놓을 것.
드레인 플러그를 풀려면 차 앞부분을 조금은 들어 올려야 사람이 기어들어갈 수 있으니 작키로 띄우던지 아니면 램프(ramp)가 있다면 그걸 사용하면 되고. 작키도 없고 램프도 없다면 주차장 스토퍼 위에 앞바퀴 2개를 재주껏 올려도 충분히 공간 확보가 된다. 이 방법이 곤란하면 엔진 오일 셕션기를 몇만 원에 구입하시라. 그런데 제네시스는 엔진오일 딥 게이지 구멍으로 석션 하는 방법을 쓰면 안 된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셕션기 판매 광고 정보에 그렇게 설명되어 있길래...
기본 공구는 물론 당근 있어야겠지. 드레인 플러그를 풀려면 17 mm 사이즈 렌치가 있어야 한다. 또한 오일 필터 캡을 풀려면 27 mm 사이즈 렌치가 있어야 한다. 렌치는 이것만 있으면 된다. 물론 토크 렌치가 있으면 더할 나위 없다. 소켓 렌치를 사용해도 되고 옵셋 렌치를 써도 되고 알아서 하시라. 오일 필터 캡은 옵센 렌치는 작업성이 곤란하고 소켓 렌치를 써야 할 듯. 사이즈만 맞으면 일반 스패너로도 가능은 하지만 추천하지 않는다. 다이는 결국 작업 공구를 제대로 갖추어야 그 성과가 확실히 보장되고 작업성도 편리해진다. 다이를 하겠다는 사람이 공구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서 하겠다면 하지 마시라.
부수적으로 폐오일을 받을 적당한 크기의 통(넉넉히 10리터 정도 사이즈 되는 사각형 플라스틱 통)이 필요하다. 다이소에 가서 3천 원이면 적당한 크기의 리빙박스를 사서 쓰면 된다. 폐오일을 운반할 2리터 생수통 여러 개, 휴지(키친타월이 제격), 1회용 비닐장갑 등을 준비해야 한다. 오일 작업이라 비닐장갑 없이는 손이 무척 더러워질 뿐만 아니라 끈적끈적 난리도 아니겠지. 휴지는 여기저기 떨어진 오일 흔적을 닦는 데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자, 작업 시작. 우선 차량 운행을 15분 정도 하여 엔진 온도가 정상 온도가 되도록 해 주고 나서 본격 오일 교체 작업에 돌입.
작키로 차 띄우기 귀찮아서 걍 지하주차장 스토퍼 위에 앞바퀴 2개를 올린다. 스토퍼 위에 바퀴 올리기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수 차례 하다 보면 요령이 생김.
드레인 플러그 위치에 다이소에서 구입한 리빙박스(큰 비닐 봉지를 씌었음. 왜냐하면 나중에 비닐만 벗겨내면 리빙박스에 기름 한 방울 안 묻어 있게 하려고)를 적당한 사이즈의 빈 박스 위에 거치하였다. 빈 박스 없이 오일 받다 보면 바닥이 여기저기 튀기고 지저분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드레인 플러그 사이즈는 17 mm인데 역시나 카센터에서 얼마나 꽉 세게 조여놨던지 원.. 드레인 플러그를 빼서 폐오일을 배출 중. 이전 엔진오일 교체 시점으로부터 6천 km 주행하였다.
(오일 배출 전에 엔진룸의 엔진오일 주입구 캡을 열어 놓아야 오일 배출이 더 원활해진다.)
20여분을 방치해도 조금씩 폐오일이 흐른다. 방울방울 떨어질 정도가 되려면 한 30여분은 방치해야 한다. 탈거한 드레인 플러그를 보자고. 와셔를 카센터에서 갈아주지 않고 수 차례 계속 사용하다 보니 볼트에 완전 찰싹 붙어버렸다. 일자 드라이버로 쑤셔서 떼어내려고 해도 안 떼어진다. 어차피 볼트를 새로 샀기에 이 놈은 그냥 버리기로. 카센터 쥔장님들. 와셔는 좀 말 안 해도 새 걸로 갈아 주시지요.
기존 오일을 어느 정도 배출시키고 다시 위의 볼트로 다시 잠그고 플러싱 오일 용도로 산 저렴이 엔진오일 4리터를 부어 넣고 시동 걸고 약 20여 분간 아이들링 상태 유지하면서 엔진 rpm을 3-4까지 몇 차례 후까시를 주어서 엔진 오일이 골고루 엔진 내부를 휘젓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다시 드레인 플러그를 빼서 플러싱 오일을 배출. 역시 30여 분간 배출시키고, 신품 플러그(볼트)와 신품 와셔를 사용해서 막아주었다. 조임 토크는 3.5 - 4.5 kgf.m.
이제 엔진오일 필터를 교체해 줘야지.
오일필터 캡 사이즈는 27 mm. 오일 교체라는 작업 특성상 사진 찍기가 곤란하다. 비닐장갑 벗고 사진 찍고 다시 장갑 끼고 등등 넘흐 귀찮아서 사진 읍다. 오일 필터를 제거하고 오일 필터 바디에 고여있는 오일은 석션 장비가 없으니 페이퍼 타올로 흡착시켜서 제거한다.
서비스 키트에 동봉된 오링 큰 것, 그리고 오링 작은 것 2개 중 굵은 녀석을 새 오링으로 갈아주고 원래 위치에 장착하면 된다. 오링에는 반드시 신품 오일을 한 번 사악 발라주는 걸 잊지 말도록. 오일필터 캡 조임 토크는 2.5 kgf.m. 오일 캡에 조임 토크가 각인되어 있으니 참고.
그리고 에어 필터 역시 신품으로 교체해 주고 나서, 이제 신품 엔진오일을 콸콸 부어준다. 켄달 오일은 1통이 1쿼트 사이즈라서 총 5통을 넣어주었다. (946ml x 5통 = 4.73 리터). 실제로 배출된 엔진오일은 자유낙하 방식으로는 고작 4리터 - 4.2리터 정도 되는 것 같다. 근데 집어넣은 건 4.7리터? 오잉? 오일스틱 게이지로 보니 딱 F선에 맞추긴 했지만 정확한 오일 양은 밤새 새워 두고 아침에 체크해 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상 작업 끝.
오늘의 교훈. 낵아 원래부터 엔진오일 교체는 득 보다 실이 많다고 했지? 역시나 해 보니 난이도는 하이지만 뒤처리가 넘흐 귀찮다. 작업 중 여기저기 조금씩 떨어진 오일 닦아 내고 어쩌고 하니 페이퍼 타월을 꽤 많이 사용하게 되더군. 그리고 비닐장갑을 꼈지만 역시나 작업이 지저분하지 않으래야 않을 수가 없음. 그리고 폐오일 처분도 곤란하고. 아직 차 트렁크에 모셔져 있음. 그래서 다음부터는 이거 안 할 확률이 대단히 높다. 결론 끝.
========= 켄달 엔진오일 사용 후기 ==========
엔진오일 교체하고 2천 km 정도 주행했는데 아따 이 오일 디게 무겁다. 5W-30 오일 중 내가 사용해 본 것 중 제일 무거운 느낌이다. 고속에서 밀어주는 힘은 그래서 괜찮다. 그런데 주로 출퇴근으로 시내 주행이 많다 보니 나한텐 좀 버겁다. 다른 엔진오일로 갈아타야겠다. 기존에 계속 쓰던 쉘로 다시 가기보다는 이것저것 사용해 볼 예정이다. 지금 마음속에 두고 있는 다음 타자는 펜조일 오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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