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 연료 필터 교체 DIY - 실전

2020. 12. 11. 11:57DIY/K9 (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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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도 끝났으니 이제는 열심히 다이질 하는 수밖에.

연료 필터를 갈아 보자.

토요일 아침을 먹고 노상 다이 장소로 출발. 엄머. 차 시동을 켜고 계기판을 보니 주행거리 111111 km.  음. 징조가 좋은 건가? 는 개뿔 오늘 개고생 시작임을 이때는 몰랐다.

각 차량 정비매뉴얼을 뒤져서 연료펌프 퓨즈 위치를 찾아내서 이 퓨즈를 탈거한다. K9은 트렁크 우측에 별도의 정션 박스가 있으니 여기서 20A 짜리 연료펌프 퓨즈를 뽑는다.

그리고 시동키를 눌러서 시동을 걸어본다. 시동이 걸렸다가 금세 푸득푸득거리면서 엔진이 꺼진다. 3회 정도 반복해 준다. 이렇게 연료 라인 잔류 압력 제거를 해 준다. 필요시 연료탱크 필러 캡 (주유구 캡)을 살짝 열어 두는 것도 좋다.
(이렇게 하지 않고, 나중에 연료 필터 헤드 부분의 커넥터를 탈거한 후에 동일하게 시동 걸어서 잔류 압력 제거를 해도 동일한 효과를 얻는다. 편한 방법대로)

리어 시트 탈거. 걍 힘으로 들어 올리면 됨. 시트 들어 올리고 좌/우 안쪽에 숨겨져 있는 커넥터 2개 탈거해서 시트를 차 밖으로 빼낸다.

리어 시트를 탈거하고 보이는 모습. 그래도 기아자동차 기함급이라 보통 리어 시트 들어내면 걍 철판에 방진재 몇 장 붙어 있는 게 고작인데(제네시스 BH도 철판에 방진재 몇 장 수준이었다) 확실히 다르네.

운전석 뒤편 쪽의 커버를 젖히면 보인다.

자 연료 펌프 서비스 커버가 보인다. 확대 사진을 보자.

저 검은색 사각형 커버를 열자. 장착 스크류 6 개를 풀고 커버를 연다. 자 그럼 연료 필터 어셈블리 헤드(흰색으로 된 놈)가 보인다. 수북이 쌓인 먼지도 보이고. 휴지, 물티슈, 걸레 등으로 먼지를 잘 닦아낸다.

커넥터 2개 탈거, 호스 2개 분리한다. 연료 라인 공급 퀵 커넥터는 주황색 고정 탭을 위로 들어 올린 후에 파란색 부분을 누르면서 분리하면 된다. 비록 잔류 압력 제거를 하더라도 이 호스를 분리하는 순간 소량의 휘발유가 쏟아져 나오니 당황하지 말 것. 걸레나 휴지를 미리 주변에 깔아 두고 호스 분리하자마자 쏟아져 나오는 휘발유를 잘 처리한다. 안 그러면 주변에 휘발유가 잔뜩 묻어서 처리해도 며칠 동안 휘발유 냄새로 골이 띵해진다. 근데 퀵 커넥터를 빼자마자 휘발유가 사실 뿜어져 나오더군. 뭐 휴지 갖다 대고 뭐 할 겨를도 없다. 뿜어진 휘발유는 휴지로 잘 흡착하는 수밖에. 호스 구멍은 이물질 유입 방지를 위해서 테이프로 막아준다.

헤드 부분의 커넥터와 호스 분리가 끝나면 이제  헤드 주변의 검은색 플레이트 커버 장착 볼트 (8 mm) 8개를 풀고 연료 펌프를 살살 달래가면서 밖으로 꺼낸다. 밖으로 바로 꺼내면 휘발유가 많이 떨어지니 펌프에 고여 있는 휘발유를 어느 정도 드레인 된 후에 밖으로 꺼낸다.

저 구멍은 테이프로 막아 놓을 것. 작업 중 이물질 유입 방지 및 적으나마 휘발유가 증발하여 날아가니까 말이다.

자 탈거한 연료 필터 어셈블리를 구경해 보고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 둔다. 분해 후 조립 시에 헛갈리면 큰일이니까 말이다.

오버 프레셔 밸브. 3군데의 고정 탭이 있다.

 

분해는 재주껏 알아서들. 고정 탭이 여러 군데 있는데 플라스틱 탭이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분해하면 된다. 어지간해서는 고정 탭이 부러지지 않는다.

젤 중요한 것. 분해 시 O링, 스냅링 절대로 잃어 먹으면 안 된다. 특히 O링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안 빠지고 원래 구멍 속에 처박혀 있는데 이걸 찾아서 제대로 이식하지 못하면 말짱 꽝된다.

자 그래서 분해하면서 O링이 어디 어디에 있는지 사진을 찍었으니 잘 들 보시라.

오버 프레셔 밸브 (프레셔 레귤레이터). 이 놈이 오늘 개고생을 시킨 주범이다. 양 옆으로 튀어나온 부위가 고정 탭인데 (화면 반대쪽에도 1곳을 포함해서 총 3개의 고정 탭이 튀어 나와 있다.

 

연료 필터 하단부 O링

 

연료 필터 하단부에 O링을 끼우고 그 위에 플라스틱 캡을 씌운다. 분해 중 저 조그마한 플라스틱이 갑툭튀해서 첨에는 어디서 나온건지 당황했으나 끼워질 부분이 저 곳 밖에 없다.

 

분해가 모두 끝났다.

꼭 이대로 분해해야 하는 것은 아님. 구조를 유심히 보면 분해해야 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할 수 있다. 5시 방향의 철사로 된 고정 클립과 7시 방향의 조그만 스냅링 잃어 버리지 말 것.

 

분해된 파트 중에서 필터를 버리고 구입한 새 필터로 재결합해 준다. 따로 이식해 줄  O링은 없고 다행히 분해한 그대로 재결합해 주면 된다. 단 연료 펌프 하단의 O링 잘 꽂아주고 플라스틱 캡만 씌워주는 과정만 주의하면 된다.

착 착 결합해 주고 재결합된 완성품을 보자..... 는 개뿔.

나머지는 크게 어려움이 없는데 오버 프레셔 밸브가 도대체 장착이 안 된다. 이거 꽂으려고 근 1시간 30분 정도 끙끙거리면서 고생했다. 손 힘이 모자라서 발로도 밟아 봤는데 밸브의 3군데 튀어나온 부분이 너무 돌출되어 도무지 끼워지지가 않는다. 보통 적당한 힘으로 밀어 넣어 주면 3군데 탭(암놈부)에 밸브 돌출부가 딸깍하면서 채워져야 하는데 말야. 나중에는 이 개고생을 했는데 해결의 기미가 안 보여  체념까지 했다는... 근데 도저히 포기가 안 되더라. 그래서 고정 탭 암놈 부분을 드라이버로 바깥쪽 방향으로 많이 휘도록 해 주었다 (한 군데는 딱 하면서 약간 부러졌으나 뭐 찬밥 더운밥 가릴 상황이 아니어서 그냥 패스). 그래도 안 끼워진다. 결국 니퍼로 돌출부를 1 mm ( 눈대중) 정도 잘라내고 암놈 탭 부분도 칼로 약간 홈을 내주었다. 그래야 돌출부가 미끄러지면서 끼워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말이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손바닥 힘으로 있는 힘껏 밀어도 안 끼워진다. 씨발이 절로 나온다. 미치기 일보직전이다. 결국 다시 한번 발로 밟았다. 딸깍 소리가 나야 하는데 소리가 안 난다. 아 안되는군 하고 체결부를 확인하니 간신히 끼워졌다. 고정부(암놈부 탭)를 많이 휘게 해 놔서 돌출부가 살짝 걸친 정도. 그래서 딸깍 소리가 나지 않았나 보다. 걱정이 앞선다. 이 압력 밸브가 젤 중요한 부속인데 이게 잘못되면 연료압력이 충분히 강하지 못해서 시동이 푸드드득 거리면서 일발 시동이 안되기 때문이다. 돌출부가 살짝만 걸쳐진 상태라 압력이 새지 않을까 걱정이다. 3시간 넘게 사투를 벌였는데 결과가 꽝이면 어쩌라고... 이제 몸도 마음도 지치고 에라 모르겠다. 여기서 일단 장착하고 문제가 있으면 어셈블리로 갈지 뭐 하고 정리하기로.

참 기존 부품에서 이것도 이식해 줘야 한다. 용도는 모르겠음. 없어도 될 듯하긴 한데 그냥 빼서 끼워주면 되는 거라 괜히 사소한 것으로 인해서 사단 발생하면 안 되니까.

좌: 신품 필터, 우 탈거품. 우측 탈거품에 보이는 검은색을 빼서 왼쪽 신품 그 자리에 이식해야 한다. 반대편에도 동일하게 되어 있으니 빼서 이식해 준다.

 

다 조립하고 마지막으로 스냅링(위쪽 사진 중 부품 완전 분해 사진의 7시 방향에 자세히 보면 자그마한 스냅링이 보임)을 끼우다가 두 번이나 삑사리가 나서 바닥에 떨어졌다. 세 번째 시도에서 다시 삑사리가 났는데 어라 어디에 떨어졌는지 안 보인다. 지길슨. 가뜩이나 노안인지라 안경을 벗고 눈을 바닥에 처박고 샅샅이 뒤졌다. 안 보인다. 워낙 작은 부속이라 어디에 들러붙어 있을 수도 있고. 옷도 털어보고 주머니도 털어보고 몇 번을 뒤져도 안 보인다. 진짜 돌아버릴 지경이다. 스냅링 없이 그냥 장착할까 하다가도 안 돼. 스냅링을 안 끼우면 연료 펌프 윗부분이 단단히 고정되지 않고 덜컥덜컥한다. 그러니 없는 체 장착하면 분명 문제가 생길 거야 하고 스냅링 찾기를 어언 30여분. 결국 에혀 안 보여 안 보여. 우선 장착하고 어셈블리 14만 원짜리 부품 사서 재작업 하자 라고 마음먹고 시선을 돌리는데 햇빛에 반사된 번쩍임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 스냅링이 금속이라서 햇빛에 딱 반사되는 각도에 내가 있었고 마침 시선이 거기와 마주친 거다. 우하하. 찾았다 찾았어. 얼마나 기쁘던지.

스냅링까지 끼우고 재결합이 끝났다.

이제 거의 끝났다. 나머지는 다시 연료 탱크에 필터 어셈블리를 장착만 해 주면 된다.

플레이트 커버 안쪽에 고무 패킹이 있기 때문에 8개의 볼트를 조일 때 막 조이면 안 되고 대각선 방향으로 하나씩 조여줘야 한다. 한쪽부터 순차적으로 볼트를 조여주게 되면 패킹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리크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이 점도 간과하지 말 것.

이제 빼냈던 연료 펌프 퓨즈를 다시 제자리 끼워주고 시동을 걸어 보자. 시동키 On/Off을 서너 번 반복해서 연료 라인 압력이 채워지도록 한 후에 크랭킹. 푸드드득 하면서 시동이 걸린다. 작업한 부위에 휘발유가 새는지 육안 점검을 해 본다.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시동을 끄고 이제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담배 한 대 피우면서 잠시 휴식(작업 중 절대 화기 엄금. 담배 피우려면 1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 필 것). 10여 분 다시 한번 시동을 걸어본다. 이제는 힘차게 일발 시동이 걸러야 한다. 잘 되는군.

이상 없으면 리어 시트 장착해 주고 주변 정리.

4시간 여 정도 개고생 한 결과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니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진짜 빡쳤을거임. 암튼 연료필터 디자인한 엔지니어 X끼가 누구인지 내 눈 앞에 있으면 왕복 싸대기 감이다. 뭘 저딴식으로 디자인할 수가...

결론은 절대로  K9 연료 필터만 따로 교체하지 말라는 거다. 구조 자체가 작업성 제로에 가깝다. 내가 다이 하면서 이렇게 좌절해 보긴 정말 처음이다. 그러니 절대로 하지 마시라. 그냥 14만 원짜리 어셈블리로 교체하시라.

보람찬 다이에 만족하면서 귀가.... 는 염병. 열 받는 하루였다. 에구구. 오버 프레셔 밸브 끼우려고 손바닥으로 하도 눌러서 손바닥에 벌겋게 자국이 나서 하루가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아마도 피멍이 생긴 듯.

끝.

========= 뱀발 =========

저의 다이 포스팅을 보시고 각자 다이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오배건씩 기부금을 내시도록. 모든 컨텐츠에는 작성자의 수고가 들어갔기에 그 컨텐츠로  인해서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적으나마 그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맞다. ㅋㅋ. 싫으면 말고.

** 주의**

필터만 교체하고 2주 정도 지나면서부터 시동이 힘겹게 걸렸다. 음. 터질게 터졌구나 싶었다. 압력 밸브 결합 시에 구조적 문제로 억지로 끼우면서 고정 탭 한 곳이 약간 부러졌었는데, 연료 필터 어셈블리를 다시 꺼내서 보니 약간 부러졌던 고정 탭 다리 하나가 떨어지진 않았지만 거의 떨어지기 일보직전. 그러니 압력 밸브가 제 위치에 안착하지 못하고 한쪽이 비스듬히 삐져나왔다. 결국 연료압력이 이 부분에서 새다 보니 시동이 힘겹게 걸렸던 거다. 어쩔 수 없다. 어셈블리 채로 갈아줬다. 문제는 바로 해결. 제네부터 이 차까지 연료필터 교체 다이 1차는 다 실패닷. 진짜로 다음에는 절대로 필터만 따로 갈지 않으리. 혹시 이 포스팅 보고 다이 하실 분들은 걍 어셈블리로 작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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