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지 R - 댐퍼 풀리 교체 DIY

2022. 2. 27. 14:19DIY/스포티지R-그랜드카니발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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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일: 2020-02-26)

쉬는 날 다이를 하기 위해 떠나는 발걸음은 항상 설렌다. 간혹 힘든 다이를 할 때면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지 하는 자괴감이 들 때도 있지만. 나이가 젊기를 하나 이젠 내 몸뚱아리는 50대 중반 임을 절실히 깨달을 때가 많다. 특히 엔진 룸 작업을 하려면 허리가 약간 구부정한 상태가 될 수 밖에 없어서 작업 시간이 좀 길어지면 허리가 졸라 아프다.

자 그럼 스R이의 댐퍼 풀리를 교체해 보도록 하지.

초창기 R 엔진의 댐퍼 풀리는 고질적 고장 증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10만 킬로 전후에서 댐퍼 풀리의 고무가 파손되면서 분리되는 현상이 그렇다. 파손이 되지 않더라도 재질의 문제인지 엄청난 녹 발생 그리고 이 녹가루는 구동계가 회전하면서 주변 부품에까지 다 튀어서 나쁜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부품이 개선되었다.

인터넷에서 캡처한 파손된 R 엔진 댐퍼 풀리


댐퍼 풀리 교체는 작년에 충분한 공부 없이 도전했다가 실패했었는데 이번엔 실패의 원인 파악과 대응 방안을 마련해 놨기에 부담은 없다. 오로지 댐퍼 풀리 볼트가 잘 풀려주기만 바랄 뿐이다.

 

스포티지 R - 댐퍼 풀리 구입

작년에 시도했다가 생각지도 못한 장애물을 만나서 교체에 실패했었다. 이번에 재도전이닷! 스포티지 R - 구동벨트 계통 부품 교체 DIY 4월 말에 포르테를 처분하기로 결정하면서 다이 열정이 팍

kotworld.tistory.com


작업 당일 날씨가 10도 전후라서 작업하기에 적당한 환경이다. 지난 주와 이번 주 초 반짝 추위를 끝으로 이제 겨울은 다 지났나 보다. 조만간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올 거다.

그럼 교체 작업을 시작해 보도록 하지!

1. 기어 P, 사이드 브레이크 체결, 뒷바퀴 고임목 설치

2. 가레지 자키로 잭 업 → 서브프레임 하단에 안전말목 거치

3. 엔진 언더 커버 탈거. 언더 커버 탈거는 차 밑으로 기어 들어가 탈거해야 하므로 노상 다이어 입장에서 아주 성가신 부분이다. 엔진 오일 팬 하단을 자키로 받쳐서 올리고 내리고 해야 하므로 언더 커버는 탈거해야 한다.

4. 앞 조수석 타이어 탈거. 밀워키 미드 토크 임팩은 넘흐 넘흐 힘이 세다. 휠 러그 너트 푸는 건 일도 아녀.

5. 구동계 부품 사이드 커버 탈거. 10mm 볼트 3개를 풀면 된다.

6. 역시나 댐퍼 풀리 볼트에 임팩 렌치 접근이 휀더 내측 철판(인사이드 패널)에 살짝 가려진다. 따라서 엔진 높이를 아래로 낮춰야만 한다.

복스알이 수평으로 볼트 머리에 끝까지 꼽히지 않음.


*엔진 오일 팬 누유는 오래전부터 알고는 있었으나 오일 감소가 눈에 띄게 심하지 않아서 그냥 두고 있다. 오일 팬 교체 작업은 그리 어렵진 않으나 지저분한 작업이라 하기 싫다. 하게 되면 정비소 가야지 내 손 더럽히면서 하고 싶지 않다.

7. 엔진 오일 팬 하단 가장자리를 자키로 받치고 살짝 올려 준다. 자키 위에는 두터운 나무판이나 고무판을 놓고 오일 팬을 받쳐서 오일 팬이 찌그러지는 것을 방지한다.

8. 엔진 마운트 브라켓 탈거. 볼트 2개, 너트 2개(모두 17mm)만 풀면 된다. 브라켓이 잘 안 빠지면 엔진 하중이 걸려서 그런 것이므로 자키 높이를 조정(주로 높이를 올려야 함) 하면 쉽게 빠진다.


9. 오일 팬 하단에 받친 자키를 내리면 엔진이 밑으로 처지게 되고 댐퍼 풀리 볼트에 임팩 렌치를 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ㅎㅎ. 자키를 아예 치워도 엔진은 떨어지지 않고 잘 붙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게임은 이제부터지.


10. 댐퍼 풀리 고정 볼트에 마킹(나중 신품 장착 시 체결 토크 확인용)

11. 밀워키 미드 토크 임팩 렌치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임팩용 롱 소켓 22mm를 끼우고 임팩질. 밀워키 미드 토크의 위력인가? 드르르르르륵! 한방에 순식간에 풀렸다.

*예상하기론 일반 임팩용 롱 소켓으로 안 풀리겠지 싶어 몬스터 소켓을 준비했지만 싱겁게 풀렸다.

*지니어스 22mm 임팩용 롱 소켓 무게: 290 g, 라일(Lisle) 몬스터 22mm 소켓 무게: 900 g

참고로 몬스터 소켓은 일반 롱 소켓과 길이는 비슷하지만 무게는 약 3배가량 더 무겁다. 무게가 더 나가는 만큼 더 강한 회전 토크를 발휘해 준다. 천조국 엉아의 너튜브 동영상을 보니 실제 약 25% 정도 토크가 더 강해지는 것으로 나오더군.

낵아 말여. 이 글을 보는 이들을 위한 범 인류애적 마음으로 삼각대 준비하고 어, 스마트폰 거치해서 어 댐퍼 풀리 볼트 해체하는 동영상 찍느라 시간 오래 걸렸다고. (너튜브 하는 사람들 대단혀). 이런 촬영 생초보라 구도, 거리, 각도 이런 거 개무시하고 보시오. 한방에 푸는 실제 영상이라오.


12. 오토 텐셔너 볼트(17mm)에 렌치를 걸어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젖힌 상태에서 벨트 탈거(벨트 감겨 있는 상태 꼭 그림을 그려 놓거나 또는 사진을 찍어 놓을 것). 또는 오토 텐셔너를 젖히고 고정 핀을 꼽아도 된다.
오토 텐셔너를 젖히고 고정 핀을 꼽아 놓으면 불행히도 댐퍼 풀리가 오토 텐셔너에 걸려서 빠지지 않음.

13. 댐퍼 풀리를 탈거하고, 리데나 역시 탈거(리데나는 특수공구로 탈거함).

리데나에서 소량의 오일 누유가 있네. 참말로 기막힌 교체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댐퍼 풀리는 전반적으로 양호하나 고무에 약간의 갈라짐이 시작된 듯 보인다.


리데나 탈거 동영상.

특수공구를 리데나 안쪽에 낚아채고 젖히면 된다. 초보라서 한방에 훅 못 빼내고 버벅거렸음. 일자 드라이버로도 젖히면 리데나 뺄 수 있음.


14. 누유된 오일과 먼지 범벅은 파츠 클리너를 뿌려서 깨끗하게 청소한 후에 신품 리데나에 실리콘 그리스를 살짝 바르고 손으로 대충 밀어 넣고, 리데나 직경에 맞는 적당한 물건(3/8인치용 복스 연결대 끝을 대고)으로 리데나에 대고 고무망치로 통통통 쳐서 삽입.

15. 신품 댐퍼 풀리 장착. 크랭크샤프트 반달키 위치와 댐퍼 풀리 홈을 맞추어 삽입해야 한다. 이거 맞추지 않고 장착했다간 반달키 부러지고 이게 부러지면 엔진 큰 수리를 받아야 한다.

댐퍼 풀리 뒷면에 홈이 있는데 앞면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매직으로 대충 직선을 그어서 앞면에서도 홈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오토 텐셔너를 같이 교체 작업할 경우, 댐퍼 풀리를 먼저 장착한 후에 오토 텐셔너를 장착해야 한다. 역순으로 하면 댐퍼 풀리가 오토 텐셔너에 걸려서 자기 자리에 끼워지지 않는다.

16. 마킹한 위치까지 임팩 렌치로 두두두두두두 볼트 체결. 정비지침서 체결 토크 20 kgf.m + 60도

17. 겉벨트 장착

18. 사이드 커버 장착

19. 타이어 장착(아직 공중부양 상태). 임팩 렌치로 휠 너트 적당히 조임. 밀워키 미드 토크 임팩 1단으로 드드득 드드득 이 정도 시간만 조이니까 대략 8 ~ 9 kgf.m 정도로 조여지는 듯하다. 토크 렌치로 조여 보니 약간 더 조여지면서 11 kgf.m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20. 엔진 오일 팬 하단을 다시 자키로 살짝 들어 올리고 엔진 마운트 브라켓 장착 및 볼트/너트 가체결(수공구로 적당히만 조임)

21. 오일 팬 하단 자키 제거

22. 언더 커버 장착

23. 잭 업한 차량을 지면에 안착시키고 타이어 정상 체결 토크로 장착

24. 공차체결(서스펜션 일부 부품은 공차체결이 필요한데 엔진 미미도 이게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음)을 위해 시동을 걸고 기어 P ↔ R ↔ N ↔ D를 각 단에서 3초 정도 머무는 식으로 왕복한 후에 시동을 끄고 엔진 마운트 브라켓 고정 볼트/너트를 정상 토크로 체결. 체결 토크 8.0 ~ 10.0 kgf.m
(사실 귀찮아서 이 과정 생략했음)

음홧홧!

시동을 걸어보니 엔진 구동벨트 작동이 훨씬 부드럽고 소음도 줄었다.

R 엔진 댐퍼 풀리를 성공적으로 교체했도다. 이 정도면 경험치 10 상승이다.

R 엔진 댐퍼 풀리 고정 볼트는 타 차종에 비해서 풀기가 엄청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뻥 토크가 아닌 실 토크로 최소 300 Nm 이상 나오는 임팩 렌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300 Nm 토크를 갖는 임팩 또는 심지어 500 ~ 600 Nm 미드 토크 임팩 렌치로도 안 풀리는 경우도 있다. 중기 임팩을 써야 풀리기도 한다. 나야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몬스터 헤비 소켓(물론 일반 복스알로 풀려서 쓰진 않았음)을 무려 아마존 직구로 4만 원대 가격으로 구입해서 갖고 있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이런 공구나 대비책 없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어설프게 대들었다간 절대로 볼트 못 푼다에 오배건 건다. 그냥 정비소 가시라.

근데 카니발 R 댐퍼 풀리를 미드 토크보다 아래 급인 컴팩트 임팩 렌치(최대 토크 300 Nm)와 일반 복스알로 한방에 풀었었고 이번 스포티지 작업 경험상 댐퍼 풀리 볼트가 고착되는 경우는 확률적으로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각종 블로그나 너튜브 등에서는 이렇게 잘 안 풀리는 케이스만 업로드하니 불필요하게 확대 재생산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수공구와 크랭킹으로 댐퍼 풀리 볼트를 푸는 이른바 bump starter 방식이 있긴 하지만 권장하지 않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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